구글에서 대표적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인 MSD의 ‘가디실’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뜨는 단어가 부작용이다. 불임부터 장애·사망까지 괴담 사례들도 다양하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3년 자궁경부암 백신의 이상 사례는 접종 대상자의 심리적 불안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전 세계에서 수집된 안전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은 HPV 감염이다. HPV 아형은 약 100여종 이상인데 이 중 16형과 18형이 고위험형 아형으로 꼽힌다. 감염됐다고 바로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감염되더라도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감염 이후 80% 가량은 1~2년 안에 자연 소멸된다. 하지만 감염이 반복되면 자궁경부 세포 변화가 유발돼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15~44세 여성에서 유병률과 사망률 2위에 해당하는 여성암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약 5만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받으며 연간 900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HPV 4가 백신은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HPV 16형·18형과 함께 6형·11형 유전형을 포함하는 백신으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적정 연령에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자의 90% 이상이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를 얻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12세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양·횟수의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예방 효과를 내는 항체가 유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만 12세 여아에게 HPV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다. 2006년생이 올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대상이다. 첫 접종 후 2개월, 6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해야 하는 성인과 달리 첫 접종 6개월 뒤 한 번만 더 맞으면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 만 12세에 1회 접종을 하면 2차 접종은 해가 바뀌더라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아직 1차 접종을 하지 않은 12세 여아는 올해 안에 접종하는 게 좋다. 성인이 돼 HPV 백신을 맞으려면 한 번에 2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WHO 전문가 전략자문그룹은 여아가 성생활을 하기 전에 HPV 백신을 빨리 접종하는 게 이롭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들 역시 성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대한소아과학회는 HPV 백신 접종 대상으로 만 9~26세를, 최적 접종 시기로 만 11~12세를 권장한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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