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5,027.0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8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지난 10월 1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90.31포인트(3.24%) 급락한 2,700.06에,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폭락한 7,158.4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미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 가능성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의 격차(스프레드)는 10베이시스포인트(bp)로 약 11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좁혀졌다. 전일에는 2년물 및 3년물 금리가 11년 만에 5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통상적으로 장기와 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은 향후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신호로 인식된다.
최근 장기물 금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면서 이전과 다른 완화적 발언을 내놓은 이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반면 단기 금리는 오는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하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회담 이후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협상도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에 촉매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자신은 협상의 타결을 원하고 있으며, 아마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유지했지만 자신은 ‘관세 맨(Tariff Man)’이라면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위협을 다시 내놨다.
여기에 미국 정부 내에서부터 추가적인 협상 기간인 90일의 시작 시점을 두고 혼선이 제기된 점 등이 향후 협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중국 측에서는 90일 협상 기관에 관한 언급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낮아지거나 없어질 것이라고 밝힌 자동차 관세 관련해서도 중국 측에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커들로 위원장은 자동차 관세 관련 구체적인 합의는 아직 없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이견이 여전하며, 90일 이내 기술탈취 문제 등 더 복잡한 사안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부상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 주가가 4.5%가량 내렸고, 골드만삭스도 3.8%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0.15% 오른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전 업종이 내렸다. 금융주는 4.4% 폭락했다. 산업주도 4.35% 내렸고, 기술주도 3.86% 급락했다.
미국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휴전’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면서 하락 했다.
전일 미중 무역전쟁 휴전 소식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 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또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56% 하락한 7,022.76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지수는 5,012.66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0.82% 하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335.32로 장을 마감해 전날보다 1.14%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오름세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제한됐고, 브렌트유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6%(0.30달러) 오른 53.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29% 하락한 62.2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간 ‘90일 관세 휴전’에 힘입어 전날 4%대의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미국이 대중 강경 태도를 보이며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후속협상에서 미중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국제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6%(7.0달러) 오른 1,246.60달러를 기록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