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동영상(OTT) 사업부인 ‘옥수수’ 분사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은 그 동안 옥수수를 인적분할한 뒤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은 FI 투자 유치로 사업 자금을 확보하고 ‘넷플릭스’처럼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옥수수 지분 투자를 받기 위해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복수의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를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하고 전체 지분의 49%까지 외부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시그널 9월 11일 보도
SK텔레콤이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콘텐츠 비즈니스가 향후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통적인 수익사업이던 무선통신 서비스의 매출은 2014년 13조 5,27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 13조 2,692억원, 2016년 13조 49억원, 2017년 13조 2,621억원, 올 3분기까지 9조 3,505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체 상태다. 반면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OTT 서비스의 수익성도 덩달아 급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넷플릭스의 경우 2016년 매출 약 9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1,300억원으로 약 30% 이상 급증했고 올해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옥수수를 한국의 넷플릭스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당초 CJ E&M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의 투자유치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FI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개발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단순히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남기보다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략을 세웠다”며 “이를 위해 SI보다는 FI 투자를 유치하기로 최종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향후 POOQ·티빙 등 다른 국내 OTT 사업자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있지만 우선 자체 역량을 강화한 뒤 협력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옥수수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말 기준 옥수수의 가입자는 전년대비 16%, 월 방문자수는 전년대비 29%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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