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당초 예상과 달리 해양플랜트 업황 회복이 더딘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매각 측에서는 지난 10월 1차 입찰 당시 참여했으나 법원에서 제시한 최저입찰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써냈던 전략적투자자(SI)가 재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예 입찰에서 발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고 해양플랜트 업황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없는 상태라 잠재적 매수자들이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업황은 아직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1년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액은 629억달러이며 한국 조선사들이 36.9%인 234억달러를 수주했다. 이후 매년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액이 감소하면서 2016년에는 한국 조선사들이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이 59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따내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과거 호황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일감이다.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액도 8월 기준 52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의 울산 해양 공장도 현재 일감이 없어 텅 비어 있는 상태다.
스틸플라워는 전체 매출에서 해양플랜트·송유관 등에 사용되는 후육강관 비중이 약 95%를 차지할 정도로 해양플랜트 업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체다.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스틸플라워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올 3·4분기까지 스틸플라워의 매출액은 6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05억원)의 6분의1 수준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72억원을 기록했다. 포항·진영·순천에 있는 3개 공장의 가동률도 정상가동 실적 대비 10.55%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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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플라워는 포스코 엔지니어 출신인 김병권 대표가 설립했다. 포스코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2009~2012년 성장률이 연평균 40%를 웃돌고 매출 규모도 3,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성장을 구가했지만 해양플랜트 불황으로 실적이 추락했다. 포스코는 5월 말 경영위원회를 열고 스틸플라워 지분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가 2011년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170억원을 투자한 지 7년 만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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