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 이마트(139480)가 국내 유통 전문사로는 처음으로 내년 프리미엄 슈퍼마켓 ‘PK마켓’의 미국 론칭에 앞서 현지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인수에 나선다. 미국 서부 프리미엄 유통 시장에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성장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7일 이마트는 이사회를 열어 미국 프리미엄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업체 ‘굿푸드홀딩스’ 인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굿푸드홀딩스는 프리미엄 식자재와 유기농 식품 유통 체인점을 운영하는 모회사로 인수가격은 2억7,500만달러(약 3,075억원)다.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톨팜스·메트로폴리탄마켓·레이지에이커스 등 3개 법인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시애틀·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 주요도시에서 2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매출이 약 4억4,000만달러(5,000억원), 지난해는 이보다 25%가량 늘어난 5억5,000만달러(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는 첫 해외 인수기업인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미국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또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유통 중심시인 미국, 그것도 서부 대도시 상권에서 20~40년 이상 실제로 매장을 운영해온 실력 있는 유통기업 인수를 통해 미국 사업 연착륙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굿푸드홀딩스는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만큼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뿐 아니라 신선·헬스·식음 서비스 등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브리스톨 팜스는 LA·샌디에이고에 12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리미엄 그로서리스토어다. 메트로폴리탄 마켓은 서북부 시애틀에서 7개 매장을 영업 중이고 레이지에이커스는 건강식품·뷰티 상품군에 강점을 둔 내추럴 그로서리스토어로 LA·샌디에이고에 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이마트가 미국 백인 중산층 고객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그로서란트(Grocerant·식품+레스토랑)를 계획해온 것과도 방향이 일치한다. 미국 서부의 핵심지역 프리미엄 슈퍼마켓 23개 매장과 기존 고객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 3개 체인이 모두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2016년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서 선보인 PK마켓이 ‘라이브 랍스터 바’ ‘부처스 테이블’에서 방금 산 고기·수산물을 바로 조리해주는 형태와도 맞아 떨어진다.
한편 이마트는 9월 LA 중심가인 사우스올리브스트리트에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가칭)’을 열기 위한 6층 상업건물 3개층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내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오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미국 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