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은 7일 단식과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으로 전날 민주·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을 빼고 합의한 예산안 처리를 강력 규탄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단식농성 중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떻게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촛불혁명으로 망한 자유한국당과 야합해 나라의 미래를 건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한다는 말이냐”며 “싸우다가 자기들 필요할 때 야합하니 다른 야당이 꼼짝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3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대회를 함께 열어 공동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국회가 거대 양당 대(對) 선거연대(야 3당)로 갈라지면서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특히 ‘범여권’ 혹은 ‘범진보’로 묶였던 민주당과 평화·정의당의 개혁입법 연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제부터라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을 빨리 논의하라”고 했지만 “무책임한 발언(손학규)”이라는 비판이 돌아왔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손·이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았으나 “민주당과 한국당이 적폐연대라는 느낌(손)” “문재인 정부에서 단식농성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이)” 등의 쓴소리만 들었다. 예산 이후 국정을 주도해나가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등 돌린 우군’과 보수 야권(한국·바른미래당)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국회의 이번 예산 처리는 ‘부끄러운 기록’으로 불신을 자초했다.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게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물론 모든 교섭단체 간 합의 없이 예산안을 처리한 첫 사례로 ‘상처뿐인 예산 국회’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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