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스스로 한 바퀴 돌고(자전) 지구를 한 바퀴 도는(공전) 기간이 27.3일로 같다. 24시간마다 자전하며 365일만에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에서는 어느 곳에서 달을 바라보든 앞면만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달의 뒷면에서는 지구와 바로 통신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 인류의 수많은 달 탐사는 앞면에 착륙하거나 달 궤도를 돌며 지상에서 멀리 떨어져 뒷면을 관찰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1959년 옛 소련의 루나3호가 달 궤도에서 앞·뒷면 모두 사진을 찍어 지구로 첫 전송했고 1969년 미국 아폴로11호의 닐 암스트롱은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다. 우리나라는 2년 뒤인 2020년 미국 스페이스X 발사체에 달 탐사 궤도선을 처음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내년 7월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앞두고 처음으로 중국이 달의 뒷면 착륙에 나섰다. 중국은 8일 새벽 3시23분(한국시간, 현지시간 새벽 2시23분)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달 탐사선 ‘창어(嫦娥)4호’를 창정(長征)3호 로켓에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중국은 창어4호와의 통신을 위해 지난 5월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달 너머로 발사했다. ‘지구-췌차오-창업4호’ 간 통신을 하기 위해서다.
창어4호는 오는 30~31일 달의 뒷면 남극 근처에 위치한 폭 186㎞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운석 충돌구)에 착륙을 시도한다. 달의 뒷면은 앞면보다 크레이터가 훨씬 많아 착륙할 때 산처럼 돌출한 지형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수직에 가깝게 앉게 된다. 앞서 2013년 창어3호(옥토끼호)는 달 앞면에 비스듬한 궤적을 그리며 착륙했다.
창어4호는 착륙하면 140kg짜리 무인 탐사로봇(로버, 광명·光明)을 통해 달 뒷면의 토양과 광물 성분을 분석하고 조그만 온실환경을 만들어 작은 속씨식물인 애기장대 식물을 심기로 했다. 중력이 지구의 16.7%에 불과한 달에서도 식물이 자랄 수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그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식물을 키우기는 했지만 달이나 다른 행성에서 식물을 키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 태양풍과 저주파 전파 등을 관측하는 것도 주목적이다. 달 뒤편의 심(深)우주에서 불어오는 0.1∼40MHz 수준의 저주파 라디오파를 분석해 별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방출하는 자기장과 별과 별 사이의 다양한 물질 정보를 얻게 된다.
창어4호 탐사로봇의 설계 수명은 3개월인데 태양광과 자체 에너지를 병행해 사용한다. 다만 창어3호의 로봇도 설계 수명은 3개월이었지만 실제 972일이나 활동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내년 2월 13일 달에 무인우주선을 착륙시키기 위해 이달 중 발사에 나선다. 이스라엘의 비영리 우주기술개발단체인 ‘스페이스IL’은 10일(현지시간) 무인우주선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에서 이달 중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달에 국기를 세우고 자기장 측정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