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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편의점 '삼국시대' 열린다

롯데, 미니스톱 인수 성사 땐

CU·GS25와 '3강 구도' 재편

근거리 출점제한·자율규약 영향

점포뺏기 등 1위 경쟁 불붙을듯

일각선 롯데 '승자의 저주' 우려





롯데그룹이 국내 4위 편의점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업계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12월8일자 1면 참조

우선 세븐일레븐이 단숨에 1만 2,083개로 CU·GS25와 함께 1위 그룹 ‘3강(强)’에 합류하며 사실상 ‘편의점 삼국시대’가 열렸다. 상위 세 업체가 모두 ‘규모의 경제’를 갖춘 만큼 더 치열한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편의점업계는 CU(BGF리테일(282330))·GS25(GS리테일(007070))가 점포 수 1만2,000여 개로 업계 1~2위 ‘2강’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세븐일레븐(롯데일레븐)이 9,500여 개로 ‘1중(中)’, 그리고 이마트(139480)24(3,236개)·미니스톱(2,582개)까지 ‘2약(弱)’ 구도가 고착화되어 있었다.

특히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과밀화 해소를 위해 업계가 합의한 자율규약을 사상 처음으로 승인하면서 향후 신규 편의점 출점 50~100m 거리 제한이 생긴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자율규약은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도 모두 동참해 국내 편의점 96%에 적용된다.

하지만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경쟁사 대비 많게는 800억 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만큼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께 본 입찰에 참가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4,000억 원 이하, 신세계그룹도 3,500억 원 이하로 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 초기인 지난달까지만 해도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매각가가 3,000억 원대 중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공정위가 업계 자율규약을 승인하면서 미니스톱의 몸값이 올랐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이처럼 뛰는 미니스톱 몸값에 일찌감치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24는 업계 후발주자지만 24시간 영업,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3무(無)’ 정책을 토대로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제 등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사에서 이마트24로 전환하는 점포가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고위관계자는 “이미 상당기간 미니스톱과 인수금액 수준을 타진해왔지만 (금액) 격차가 너무 커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셈”이라며 “그룹 내에서도 이미 9월 이전에 논의가 종결됐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 자율규약으로 근접점포 출점이 어려워져 기존 점포 쟁탈전이 심화될 경우, 세븐일레븐이 CU·GS25 대비 자금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게다가 핵심상권 내 인접한 점포의 수익성 문제도 있고, 점포 별로 출점 당시 계약방식이나 사업구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주요 상권에 대형 점포가 많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인데, 계약이 끝나는 우량점포가 대거 경쟁사로 넘어가면 ‘껍데기’ 인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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