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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몰리는 보험사, 주담대로 '생존게임'

국내시장 포화에 역성장 위기감

대출금리 잇단 인하…은행과 비슷

당국 규제 압박에도 경쟁 본격화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였던 생보사 주담대 금리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3.5% 선까지 내려앉았다. 국내시장 포화에 따른 매출 역성장 등 위기감으로 주담대 선점을 위한 생보사 간 경쟁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생보사들의 주담대 확대가 자칫 풍선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은 최근 주담대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등 주담대 유치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주담대 평균 대출금리가 3.22%로 나타났다. 6월 평균 금리가 3.95%였던 점을 감안하면 4개월 만에 0.73%포인트 내린 것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대출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3.9%에서 3.58%로, 한화생명은 3.77%에서 3.54%로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소형 생보사도 비슷한 실정이다. 신한생명은 6월 주담대 평균 금리가 3.81%를 기록했지만 10월에는 3.57%까지 하락했다. 생보사 주담대 금리는 통상 시중은행보다 많게는 1~2%포인트 높았지만 잇단 인하의 영향으로 갭(차이)이 없어지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10월 기준 3.5%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보사 주담대 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실제 생보사 주담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주택담보 대출채권은 2018년 6월 말 기준 45조9,000억원에서 9월 말 46조2,000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생보사들이 주담대 영업에 나서는 것은 국내시장 포화로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가 역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 올 1월부터 9월까지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77조8,9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조7,320억원 대비 3조8,381억원(4.7%)이나 감소했다. 더구나 신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어떻게든 이익을 내 자본으로 쌓야야 하기 때문에 주담대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주담대는 은행권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전체 취급규모가 약관대출 금액을 넘어설 정도로 주요 수익원 중 하나”라며 “정부가 주담대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매출 역성장과 자본확충 부담 증가 등으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고, 금리규제에다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금리가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보사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생보사 관계자는 “기존 고금리 대출 상품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대환대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레 주담대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풍선효과를 우려할 정도로 생보사 주담대가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위해 장기적인 자산운용이 갈수록 중요하기 때문에 대출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주담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삼성화재나 현대해상·KB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 등 주담대를 취급하는 손보사들은 9·13대책으로 대출기준이 대폭 강화된 후 신규 취급액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어서 대조적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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