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 의존도가 높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미국에 부품공급센터(PDC·Parts Distribution Center)를 설립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간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떨어지는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북미 소형 건설장비 시장점유율 1위인 밥캣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해왔으나 올 초 두산밥캣(241560)으로부터 중장비 사업부를 가져오고 미국 내 PDC를 확장해 여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와니에 물류거점인 PDC를 열었다. 규모는 약 9,000㎡로 기존 시카고 PDC(7,400㎡) 보다 큰 규모다. 두산인프라코어 미국 법인도 스와니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건설기계 사업에 있어서 고객의 장비 수리 요구 발생 시 해당 부품을 적시에 확보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와니 PDC를 통해 고객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여는 스와니 PDC는 기존 시카고 PDC를 대신해 미국 내 두산인프라코어의 물류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스와니 PDC 외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마이애미 PDC가 있지만 마이애미 PDC는 중남미 시장에 부품을 공급한다. 따라서 스와니 PDC가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시장 공략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두산인프라코어도 앞으로 미국 내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지난 1999년 문을 연 시카고 PDC를 문을 닫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94년 처음 북미 건설기계 시장에 진출했으나 아직까지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미국 최대 중대형장비 업체인 캐터필러 등의 시장지배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 3·4분기 전체 건설기계 판매에서 북미·오세아니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에 불과해 중국(30.5%), 신흥 시장(38.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는 2007년 인수한 두산밥캣에 의존해 영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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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부터 미국 시장 홀로서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연초 두산밥캣으로부터 중대형장비 사업을 다시 가져왔으며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미국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또 3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손동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북미시장 건설기계 딜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딜러 미팅을 열고 중장기 사업 방향과 비전, 주요 현안들을 공유하는 행사도 개최했다.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3·4분기 북미·오세아니아 지역 매출액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701억원) 대비 19.5% 증가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PDC를 확대하면서 고객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중남미 21개국에 약 1만2,000개의 부품을 공급하는 마이애미 PDC를 설립했으며 앞서 독일(2014년), 두바이(2013년), 브라질(2012년), 싱가포르(2012년)에도 PDC를 설립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전 세계 9개의 PDC를 운영하면서 약 40만개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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