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짜리 화장대에 1인 소파만 700만원대’.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가 내놓은 제품이 아니다. 롯데백화점이 13일 국내 매장 운영권을 획득한 영국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샵 ‘더콘란샵’이 취급하는 제품들이다.
주요 백화점 3사 가운데 리빙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롯데백화점이 국내 운영 중인 리빙 브랜드 가운데 가장 고가로 분류될 더콘란샵 운영을 예고하며 ‘백화점 리빙 삼국지’ 시대를 연다.
‘더콘란샵’은 1974년,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테런스 콘란(Terence Conran)’ 경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현재 영국, 프랑스, 일본 3개국에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유명 디자이너 가구를 비롯해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침구 등 다양한 리빙 아이템부터 취미용품, 키즈, 패셥잡화까지 폭넓은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하반기 강남 상권에 약 2,314m²(약 700평) 규모로 더콘란샵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유명 리빙 브랜드들이 밀집한 논현·청담동 가구거리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전세계 더콘란샵 매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매장으로 파리 7구의 최고급 백화점 봉마르쉐에 인접한 매장(750평)과 비슷한 규모와 콘셉트다. 그만큼 롯데백화점이 리빙 브랜드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장 오픈 이후 백화점 내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주요 백화점 3사 가운데 리빙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리빙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현대백화점은 2011년 인수한 ‘현대리바트’를 시작으로 미국 유명 리빙 브랜드 ‘윌리엄소노마’ ‘포터리반’ ‘웨스트엘름’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피
숀’ ‘존루이스’ ‘자주’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숍을 운영해오다 지난 2월 중견 가구 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롯데백화점도 2016년 북유럽 고급 리빙 상품을 직수입하는 ‘엘리든홈’을 론칭하고 지난 4월 ‘더살림샵’을 선보이는 등 리빙 브랜드를 속속 선보였지만 제품군은 제한적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더콘란샵의 국내 론칭은 몇 년간 꾸준히 확대 중인 국내 리빙 시장의 규모와 그와 비례해 증가하고 있는 프리미엄 리빙 시장에 대한 수요에 걸 맞는 하이엔드 리빙 매장의 첫 등장”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리빙 상품군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해오고 있다. 올해 지난 11월 누적 성장률은 11.3%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원 규모였던 리빙 시장은 오는 2023년 18조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리빙 시장의 확대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의류보다 리빙 분야 소비가 늘어나는 세계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LG전자 ‘시그니처’등 하이엔드 가전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이엔드 리빙 시장의 문을 열어젖힌 더콘란샵의 등장으로 국내 리빙 시장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조하는 이케아·모던하우스·자주·한샘 등 중저가 브랜드와 ‘히든 럭셔리’를 강조하는 에르메스·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리빙브랜드, 백화점들이 들여오는 고가 수입 리빙 브랜드 등으로 리빙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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