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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識道樂...'살롱'에 빠진 2030

'직춘기' 시달리는 젊은 직장인들

새 지식·인연찾아 돈내고 독서모임

취향 공유하고 '지적 사교' 맺는

19세기 佛 살롱문화 한국서 부활

글쓰기·요리·예술 등 주제도 다양





직장인 조모(33)씨는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 열리는 독서모임을 기다리는 재미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독서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기업 트레바리에서 운영하는 유료 독서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일과 전후로 틈틈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게 새로운 취미이자 위안거리가 됐다. 한번 모일 때마다 5만~6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는 게 조씨의 생각이다. 조씨는 14일 “비슷한 20·30 또래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생겨 만족하고 있다”며 “참가비용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술 한번 먹지 않는 셈 치면 스트레스 해소 효과와 심리적 만족감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지적인’ 커뮤니티 모임에 참가하는 2030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유료 독서모임처럼 ‘지식과 인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각양각색의 모임이 어느덧 낯설지 않은 풍토로 자리 잡았다. 모임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독서 외에 글쓰기·요리·예술 등 다양한 취향과 주제를 기반으로 한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상당수 모임은 사업형태로 운영돼 주 1회 기준 한 달에 20만~3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참여 인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이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트레바리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 설립 당시 회원 수는 80명에 불과했지만 2017년 회원 수 1,000명을 돌파한 뒤 지금은 모임 208개, 회원 수 3,500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에 18~19세기 프랑스 예술가와 지성인들의 사교문화였던 살롱이 한국에서 부활했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단편적 만남에 갈증을 느껴온 청년세대가 새로운 유형의 관계를 통해 위안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백명의 팔로어와 매일 마주치는 직장 선후배들이 대신할 수 없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러면서 동시에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연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춘기(직장인+사춘기)를 겪는 2030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들을 상대로 ‘직장생활 사춘기를 겪은 적이 있는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67.6%가 ‘현재 직춘기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직춘기를 겪고 있다’는 응답을 직급별로 살펴보면 대리급이 76.2%로 가장 높았으며 사원급이 66.8%로 뒤를 이었다. 반면 과장급과 부장급은 각각 58.5%, 57.1%의 응답률을 보여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직춘기를 겪는 이유로는 ‘직장상사·동료 등 직장생활에서 겪는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껴서(47.4%)’가 주를 이뤘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젊은 직장인일수록 새로운 인연 찾기에 매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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