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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브랜드의 번호판 밑 치열한 '한줄 썰전'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벤츠, 최고 브랜드 가치 자신감

미니도 "까불지 말라" 드러내

"삶을 위한 현대" "더 멀리" 등

번호판 문구에 회사 지향점 담아





“미니를 짜증 나게 하거나 괴롭히지 말라(Please Do Not Tease Or Annoy The Mini)”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뒤에 있는 번호판에는 이 같은 말이 써 있다. 유럽에서 초기에 탄생한 클래식 카의 외형에 여러 가지 색으로 젊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한 미니는 “귀엽다”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이에 미니는 번호판에 소위 “까불지 말라”는 말을 남긴 셈이다. 실제로 미니를 도로에서 거칠게 위협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1956년 영국에서 탄생한 미니는 1964~1967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레이싱 카’로 출전해 우승한 화려한 이력이 있다. 성능에 자신만만하다. 2010년 미니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에 “서킷에서 1대 1로 붙어보자”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서킷에서 만났고 미니쿠퍼S는 무려 ‘포르쉐 911카레라S’와 함께 달렸다. 물론 졌지만, 기록 차이는 2초에 불과했다.

미니처럼 자동차 회사들은 번호판에 지향하는 철학을 담아놓는다.

BMW 미니는 2010년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에게 트랙에서 한 판 붙자는 도전장을 올렸다. 실제 미니쿠퍼S와 포르쉐 911 카레라S가 트랙 위를 달렸고 미니는 2초 차이로 졌다./사진제공=BMW 미니


가장 유명한 문구는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이다. 세계에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메르세데스-벤츠는 회사의 역사가 자동차의 역사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립자 칼 벤츠가 1886년 만든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다. 130년 넘게 S클래스를 비롯해 고급 차의 표준을 제시해온 브랜드다. 실내에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일체형으로 만든 것과 엠비언트라이트 등 벤츠가 자사 모델에 채택하면 업계의 표준이 된다. 벤츠는 고성능 브랜드인 AMG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처음으로 만든 고성능 4도어 쿠페인 AMG GT 4도어 63 S가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에서 7분 25.41초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4도어 쿠페로 등극하기도 했다.





BMW는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표방한다. BMW는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Ultimate Driving Machine)’는 말도 자주 쓴다. 벤츠가 S클래스로 고급 세단의 표준을 제시하는 브랜드라면 BMW는 3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스포츠세단의 교과서를 다시 쓰는 회사다. BMW는 운전자가 차 안에서 핸들을 잡고 달리는 감성을 중요시한다. 고속에서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과 코너를 돌 때 운전자에게 짜릿한 감각을 전달한다. 고성능 브랜드 M의 경우 ‘핸들링(Handling Machine) 머신’이라는 콩클리시(한국식 영어)가 별명이다. BMW에 앉으면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쪽으로 약간 기울어있다. 운전에 집중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여러 기능들을 조작하게 하기 위한 배려다.

아우디는 독일어로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inik)”를 써놨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아우디는 신기술 채택에도 적극적이다. 신형 플래그십 세단 A8의 경우 충돌 위험이 있을 때 센서로 미리 감지하고 서스펜션을 8㎝가량 들어 올려 부상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선보여 기술력을 자랑한 바 있다. 기계식 4륜 구동인 ‘콰트로(quattro)’와 알루미늄 차체 기술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 디젤직분사엔진(TDI) 등 시장을 선도한 기술이 많다. 최근에는 전기차 E-트론(Tron)을 내놓으며 미래차 시장에서도 앞서 가기 위해 질주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보는 현대차의 문구는 ‘삶을 위한 현대(Hyundai For Life)’다. 다양한 차종으로 현대인의 모든 삶에 맞는 최고의 차를 선보이는 것이 현대차의 정체성이다. 현대인의 삶에 한 부분처럼 녹아들고 싶은 기대감도 담았다. 폭스바겐은 ‘진정한 독일차(The Original German)’이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자동차 왕국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담았다. 폭스바겐을 타면 잘 달리는 독일 차의 기본을 맛볼 수 있다. 토요타는 ‘당신은 참 현명합니다(You are so Smart)’라는 문구를 새겼다. 토요타는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친환경 차 시장을 선도해온 브랜드다. 토요타를 타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는 문장이다. 렉서스는 ‘놀라움을 경험하라(Experience Amazing)’이다. 독일차와 다른 렉서스만의 놀라움을 경험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포드는 ‘더 멀리(Go Further)’, 지프는 ‘물러서지 마라(Don’t Hold Back)‘, 재규어는 ‘예술적인 주행성능(Art Of Performace)’, 랜드로버는 ‘더 높은 곳으로 한계를 넘어(Above & Beyond)’를 문구로 삼았다.

단 한 단어로 끝나는 브랜드도 있다. 포르쉐는 ‘포르쉐(PORSCHE)’로 끝난다. 설명이 필요 없다는 자신감이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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