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부상 악령에 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 했던 엄천호(26·스포츠토토)가 스피드스케이팅(빙속) 남자 매스스타트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엄천호는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빙속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16바퀴를 8분11초22에 주파해 우승을 차지했다. 1차 대회 동메달, 2차 은메달로 한 계단씩 올라서더니 마침내 시상대 맨 위까지 점령했다. 3차 대회에서는 매스스타트 종목이 열리지 않았다.
엄천호의 생애 첫 빙속 월드컵 금메달이다. 쇼트트랙 유망주였던 그는 부상으로 8차례나 수술을 받은 뒤 2년 전 빙속으로 전향했고 올 시즌 들어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네덜란드 클럽에 진출해 올 시즌 대표선발전을 걸렀다. 이 사이 엄천호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엄천호에 0.13초 뒤진 2위에는 평창올림픽을 8위로 마쳤던 정재원(동북고)이 이름을 올렸다.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 나선 김보름(강원도청)은 이번 시즌 두 번째 금메달을 눈앞에 둔 마지막 바퀴에서 캐나다 선수에 걸려 넘어져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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