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연준이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의 하락과 장·단기 금리 차 축소 등으로 현재 점도표에서 제시된 내년 3번의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이거나 내년 3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를 출렁거리게 만든 대표적인 원인이다.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변화가 무역분쟁의 흐름을 어디로 이끌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래저래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안갯속 증시에서 올해 4·4분기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 현대중공업(009540),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 등이 증권사들이 꼽은 실적 개선주다. KB증권은 “내년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결 매출액은 6조8,900억원으로 올해보다 25.9%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59.4%나 뛴 3,5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수주 규모가 9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봤다. 선제적 수주 잔고 증가와 이익률 회복으로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현대중공업이 내년 흑자(영업이익 792억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측은 “수주 선종의 인상 기조와 수주 잔고 개선으로 매출액과 이익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대림산업과 GS건설을 추천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역시 수주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GS건설은 해외 현안 프로젝트가 손실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또 저평가를 받고 있거나 업황 개선을 기대해 볼만한 종목들도 꼽았다. KB증권은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3·4분기에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했고, 국내 전반적인 거래대금 감소에도 수수료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추천주인 KT(030200)에 대해서는 “유료방송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눈에 띈다”며 “4%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배당수익률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은 한미약품(128940)을 추천하면서 “BTK 면역억제제 임상중단과 올리타 판매 중단 등의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다른 제품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벤치마크 제련 수수료와 프리미엄 상승이 기대되는 고려아연(010130), 코스닥 종목 가운데서는 보냉재 수주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동성화인텍(033500)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안타증권은 롯데쇼핑(023530)을 추천하면서 “중국 할인점 매각 및 폐점을 통해 2,7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전해 내년 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업부의 구조조정에 따른 개선 효과,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로 매우 낮은 점도 추천 이유로 꼽았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