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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1위' 현대 상용차…'검은 대륙' 공략 하이웨이 깔았다

현대차, 알제리에 합작법인 설립

남아공 이은 아프리카 제 2시장

반조립 공장 건설…현지 생산판매

쿼터 축소 등 강화된 규제 회피

車부품 수출 확대 등 시너지 기대

현대자동차가 아프리카 제2의 시장 알제리에 상용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 판매에 돌입한다. 알제리는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검은 진주’로 불린다. 현대차(005380)는 매년 10% 이상 커지고 있는 자동차 수요를 흡수하고 알제리 정부의 수입규제에도 적극 대응해 현지 상용차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17일(현지시간) 알제리 엘 오라시(El Aurassi) 호텔에서 열린 ‘한-알제리 비지니스 포럼’에서 현지 업체 글로벌 그룹과 ‘상용차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메드 우야히아 알제리 총리가 참석해 양국 간 우호와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그룹과 함께 알제리 바트나주 제르마시에 조립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가 지난 1997년 알제리에 중형 트럭 마이티를 처음 수출한 후 21년 만에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직접 짓는 것이다.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글로벌 그룹은 현지에서 자동차 생산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현대차는 2016년 글로벌 그룹과 협력해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약 400㎞ 떨어진 반타 지역에서 글로벌그룹이 건설한 상용차 부분조립제품(SKD) 공장에서 중대형 트럭을 위탁 생산, 판매해왔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해 알제리 상용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올해의 경우 6,000여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51% 달성이 예상된다. 올 초에는 알제리 내무부가 발주한 입찰에서 정부 구매 전국 각급 학교에서 사용될 스쿨버스 1,500대를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으로 알제리 공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그룹과 직접 투자해 현지에 반조립제품 공장을 짓는다. 반조립제품생산공장은 자동차를 최대한 해체해 수송, 현지에서 조립해 완성차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 초기 물량 6,5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도 증가할 여력이 커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알제리 상용차 시장은 최대 30%에 달하는 관세 등으로 공략이 쉽지 않은데 글로벌 그룹과 현지조립생산을 하는 만큼 판매 경쟁력이 한결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알제리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알제리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변국에 비해 경제 성장이 견조한 편이다. 성장에 맞춰 건설 및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트럭 등 상용차 수요도 지난해 8,000여대에서 올해 1만2,000여대, 2025년에는 2만2,000여대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017년 프랑스 기업 르노트럭도 알제리 인근에 상용차 공장을 건설했고 스웨덴 트럭 업체 스카니아도 현지에 생산공장을 지었다. 시장 1위인 현대차도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따돌리고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공장 설립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알제리 정부의 수입 규제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제리 정부는 2017년 12월 수입업자들이 2년에 한 번씩 사업자 등록을 갱신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업체별로 할당하던 차량 수입 쿼터를 축소하면서 수출 환경마저 악화됐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해 완제품보다 자동차부품 등 반제품 수출을 늘리고 현지에서 차량을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알제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알제리 생산법인 설립으로 현대차의 신흥시장 교두보도 외연이 넓어지게 된다. 현대차의 주요 해외시장(3·4분기 기준)은 중국(16.2%)과 미국(15.4%), 유럽(13.1%), 인도(12%), 브라질(4.3%), 러시아(4.1%) 등이다. 시장 확대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에 이어 아프리카에도 반조립제품 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잠재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 등 핵심 부품들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 공급하는 구조”라며 “현지 조립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국내 수출 물량도 함께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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