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기 퇴직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직원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두산중공업은 올 들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인력 재배치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조기 퇴직 적용 나이를 기존 만 56세 이상에서 만 50세 이상으로 확대한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만 56세 이상이 되면 조기퇴직을 하든지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아 60세까지 일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직원들이 먼저 조기퇴직 적용 확대를 건의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의 요청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만 56세 이상 조기 퇴직자에 대해서는 1년치 급여의 155%, 자녀학자금 지원 1년, 건강검진 지원 2년 등이 제공됐으며, 만 50세 이상 조기 퇴직 희망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조건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은 최근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김 사장은 지난 10일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 곁을 먼저 떠나려고 하니 여러분께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은 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54억원) 대비 90.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6%로 전년 동기(5.6%) 대비 5.0%포인트나 떨어졌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로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이에 두산중공업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인력 재배치를 단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직원들을 ㈜두산·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 계열사로 전출시킬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에 과장급 이상 직원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유급 순환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두산밥캣 지분(3,681억원 규모)를 전량 처분하고, 3월에는 두산엔진 지분 42.6%를 사모펀드에 822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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