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은 올 초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을 시작하며 고객들이 편하게 오래 머물며 우리 고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준으로 400평 이상의 대규모 매장 위주로 출점하고 일본의 ‘무지카페’처럼 식음료(F&B)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 ‘무인양품’이 올해 들어 대규모 매장을 대거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운영을 담당하는 무지코리아의 나루카와 타쿠야(사진)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무지코리아 대표로 부임해 곧 만 2년을 맞는다.
무인양품은 2월 서울 신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이래 수도권에서만 여의도·판교·종로 등지에 잇따라 대형 매장을 냈다. 오는 2020년까지 최대 20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대규모 매장 위주로 내는 이유는 뭘까. ‘공간’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객이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매장을 찾아와 오래 머물 수 있고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쉬어가듯 긴 시간 머물며 무인양품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대에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올 수 있는 차별성을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자수 코너’를 만들고 커피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같은 고민은 13일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종로본점 안에 오픈한 영풍종로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곳은 국내의 무인양품 매장 중 가장 넓다. 공간 곳곳에 무인양품이 판매하는 상품의 연결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담았다. 인테리어는 회색 톤의 노출 콘크리트, 고재와 철, 흙 등을 사용해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소재감을 강조했다. 매장이 서점 안에 있음을 고려해 무인양품과 영풍문고 사이의 경계를 느낄 수 없도록 통일감을 줬다. 서점에도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코너가 있듯 무인양품 매장에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무지코리아가 중장기적으로 고민하는 쪽은 F&B 부문이다. 일본에서 ‘무지 카페&밀’이라는 이름으로 간단히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촌점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마다 커피 코너를 둔 것도 고민의 결과물 중 하나. 심지어 이르면 내년에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영풍종로점 옆 레스토랑 공간도 리뉴얼해 같이 운영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 실현하지 못했다”며 “이르면 내년 오픈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지코리아는 2020년까지 무인양품 플래그십 스토어를 최대 20개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광주에 매장을 내면 광역시 단위의 도시에서 모두 출점하게 된다. 다음은 인구 50만~100만명 안팎의 중규모 도시 출점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상당수의 상품 구성도 날로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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