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신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반도체 공장만을 짓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부품·장비업체와 대규모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모두 참여하는 상생형 모델로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 구체적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행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120조원의 공동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 조성에 5년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신공장은 오는 2025년 이후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산업단지 기반시설 구축과 업체 입주 등에 총 10년가량이 드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용인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천과 청주에 더 이상 부지가 없었던 만큼 정부와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이천과 청주 공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 청주 M15 준공식을 치르고 이천 M16 기공식을 앞두면서 시설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더 이상 공장을 지을 곳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 평택에 약 289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향후 반도체 공장 4개를 더 지을 수 있는 삼성전자와 차이를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정부와의 산업단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데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지상 유리한 수도권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선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의 규제를 돌파해야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각종 행정 지침 부분에서 최대한 기업과 윈윈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2015년 이천 본사에 준공한 M14도 각종 규제에 막혀 공장 증설 신청 이후 완성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면서 “향후 정부와 민간이 풀어낼 미래형 공장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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