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공을 들인 프랑스 내 스타트업 투자 계획에 경고등이 켜졌다. 프랑스 스타트업 투자 사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사진) 전 문화장관이 위법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공직청렴고등위원회는 이날 고시한 관보에서 “펠르랭이 장관 재직 당시 관계를 맺은 민간기업과 퇴임 후 사업을 함께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팰르랭 전 장관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지난 2013년 입각한 뒤 디지털경제·통상담당장관을 거쳐 문화장관도 지낸 정치인이자 행정가다. 올랑드 대통령이 2015년 방한했을 때 펠르랭 전 장관이 수행단으로 참여해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공간을 찾으면서 이 GIO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6년 초 펠르랭 전 장관이 퇴임한 뒤 ‘코렐리아캐피털’이라는 벤처투자사(VC)를 설립하자 네이버와 자회사 라인은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유로(약 2,600억원)를 펀드 조성에 투입했다. 네이버는 코렐리아캐피털과의 펀드 조성을 계기로 올해 프랑스 현지법인에 2,589억원을 출자하는 등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공직청렴고등위에서 펠르랭 전 장관이 네이버와 공직을 수행하며 관계를 맺은 뒤 퇴임 이후 투자금을 유치하고 함께 사업을 벌이는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점이다. 이에 따라 공직청렴고등위는 펠르랭 전 장관이 프랑스 현행법상 ‘위법이익수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린 뒤 이를 프랑스 경제전담 검찰에 보냈다. 위법이익수수는 공직자가 공무상 감독하거나 관련을 맺은 기업 또는 단체로부터 이익을 취할 경우 처벌하는 죄목으로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5년의 징역형과 50만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펠르랭 전 장관이 공직청렴고등위에서 ‘퇴임 후 별도의 경제적 혜택을 받은 일이 없다’고 성실히 소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수사·사법 절차 등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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