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76개사 가운데 51.1%는 내년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 전망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44.3%였고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업은 4.6%에 그쳤다.
특히 제조업 기업 중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제조업 기업 10곳 중 6곳은 내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에 세운 목표 대비 매출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응답도 제조업에서 40.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운수업과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이 36.4%로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내년도 경영전략을 ‘투자 확대’로 잡고 있다는 제조업 기업이 31%에 달했다. 재무안정성 관리(42.9%)에 집중하겠다는 도소매업과 대조적이었다. 기업들은 올해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부진(53.4%)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20.5%),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14.2%)을 들었다.
경영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과제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30.2%)’를 꼽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26.1%), 환율 및 금리 안정화(21.6%) 순이었다. 다만 제조업 기업들은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최근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간 경직성을 초래하는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경영전략으로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정책적 환경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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