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국내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완료되는데다 주요 시장인 미국의 경기 호조가 주춤해지면서 미국은 물론 중국 시장까지 판매량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보성 현대차(005380)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상무는 20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미중간 무역갈등이 내년에도 이어지며 중국의 경기둔화와 세계교역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중국 등)주요 시장은 정체되지만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기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매대수는 9,249만대로 올해에 비해 0.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이 내년에 자동차 판매가 1.4% 감소한 1,700만대 규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는 감세에 따른 구매력 증가, 업체 플릿판매 확대로 0.1% 소폭 늘어난 1,725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동차 금융 위축, 수익성 위주 전략에 따라 딜러도 인센티브를 줄이면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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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시장도 내년 부진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중국 시장은 구매세 환원과 미중 갈등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지난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소장은 “올해 중국 시장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2,315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2019년 역시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 및 무역갈등 지속으로 3년 연속 부진, 판매는 올해 대비 0.2% 증가한 2.32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올해보다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 시장은 국제 유가 하락과 총선을 대비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내년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7.6% 증가한 364만대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브라질 역시 소비회복과 신차투입 효과, 금리 하락 영향으로 내년 자동차 시장이 7.6% 성장하며 266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물가안정,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내년 하반기 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다시 판매량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상무는 “내년 7월 이후 다시 개소세가 3.5%에서 5%로 올라가면 영향있을 것”이라며 “2019년 179만대로 올해대비 1.0%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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