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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만혼 육아일기 또다른 주연…아빠 못잖은 슈퍼맘도 있죠

출산 후 경쟁력 위해 재입사·대학원 노크

쉬는날엔 전업주부 만나 교육정보 품앗이

사회 성공→가정 행복→개인 만족 이어져

커리어 우먼들, 선순환 위해 '고군 분투'





고군분투하는 건 아빠들만이 아니다. 예전에는 육아에 전념하던 엄마들도 회사생활과 육아, 자기관리의 ‘세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으려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엄마들은 보통 육아의 책임을 아빠보다 크게 느끼고 출산 후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육아와 직장생활을 넘어 학업과 체형관리·피부관리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슈퍼맘’이 늘며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4세·6세 아이를 둔 올해 16년차 중소기업 차장인 박지연(41·가명)씨는 내년 2월 서울 유명대의 경영대학원을 졸업한다. 대학원이 퇴근 후 직장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지만 본인이 학부 시절을 보냈던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등록한 게 벌써 6년 전이다. 이후 결혼과 함께 첫째·둘째가 연달아 태어나면서 몇 번 고비를 맞았지만 출산 후에도 사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을 채찍질했다. 박씨는 “둘째가 태어나면서 몇 번이나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며 “돌이켜보면 매일 전쟁 같았지만 퇴근 후 아이 병간호로 밤을 새우면서도 제출일에 맞춰 논문을 낼 때의 쾌감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세 자녀를 키우면서 일에도 철저하고 피부관리와 체형관리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대기업 부장 이윤정(44·가명)씨. 다른 사람은 그를 부러워하지만 그에게는 순간순간이 시간과의 전쟁이다. 오전6시께 일어나 세 자녀와 자신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직접 운전해 출근하는 동안 식사를 마친다. 퇴근 후에는 아이들을 돌보며 업무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동시에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맞춰 체형관리를 위한 운동도 빼먹지 않는다. 주말에는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평소 다니는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는다.

이씨는 “매주 고생하는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선물”이라며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요즘에는 조금이라도 엄마가 젊어 보여야 아이도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래 학부모와의 네트워크는 슈퍼맘이 되기 위한 또 다른 과제다. 언론사에 다니는 최나현(38·가명)씨는 스스로 ‘을 중의 을’로 자처한다.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늘 ‘죄송하다’를 반복하고 퇴근 후와 주말 동네에서는 함께 어린이집에 보내는 전업주부들에게 ‘고맙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기 때문이다. 육아 및 교육 정보가 전업주부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직장인 엄마들은 육아 정보에서 늘 소외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남들이 좋다는 학원이나 방과후활동이라도 보내려면 전업주부 엄마들과의 네트워크가 필수다. 최씨는 직장에서 나오는 전시나 공연 표를 친한 전업주부 엄마들에게 돌아가며 나눠주는 대신 아이들의 학원 정보를 얻는다. 최씨는 “주말에 보내는 어린이 축구교실의 경우 8명이 그룹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업주부 엄마들과 친분이 없으며 그룹을 구할 수 없다”며 “정보가 늦어 아들이 다른 애들 다하는 그룹 활동을 못하면 뒤처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가족구성원의 행복만큼 자신의 행복과 일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속속 부모 대열에 들어서며 이 같은 슈퍼맘 현상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9’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밀레니얼 가족’을 꼽으며 전통적인 엄마의 상이 단순히 ‘집밥 하는 엄마’에서 ‘밥 잘 사주는(돈 잘 버는) 예쁜 엄마’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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