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기업들의 4·4분기, 내년 실적 전망치가 최근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이어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순매도 금액은 9,30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9월(18~27일) 5거래일 연속으로 9,084억원을 팔아치운 이후 최장 기간 매도 우위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둔화 우려에서 비롯된 투자심리 위축이 거래 감소와 증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월(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5조3,935억원으로 올 들어 11월(5조2,927억원), 8월(5조2,264억원) 다음으로 가장 적은 규모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연이어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07% 오른 2,061.49에 마감했지만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저가인 3만8,100원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회복해 3만8,65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일 장 중 52주 신저가인 5만8,200원까지 하락했고 이날은 2.39% 오른 6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말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2019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0조원에서 208조원으로 9.5% 하락했다”며 “이 기간 IT 하드웨어, 기계, 비철·목재, 통신서비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실적 전망 후퇴가 나타나고 있고 향후 글로벌 교역 위축이 가시화되면 기업 실적전망 하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은 2.3%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에 따라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당초 밝힌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미국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 역시 경기 침체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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