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부활 신화를 이끈 영국 패션업체 올세인츠의 최고경영자(CEO) 윌리엄 김(46·사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윌리엄 김이 삼성전자에 합류한 후 스마트폰, 정보기술(IT) 제품의 온라인 마케팅을 총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김은 버버리 재직 당시 회사의 디지털화를 통해 내리막길을 걷던 브랜드의 부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세계적인 패션 경영인의 반열에 올라섰다. 또 지난 2012년 올세인츠의 CEO로 나서 파산 위기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세인츠 CEO인 윌리엄 김을 IT·모바일(IM) 부문 리테일·온라인마케팅팀장(부사장급)으로 내년 초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 영입 차원에서 접촉했다”며 “직급과 업무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부사장급 인력을 패션업계에서 수혈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윌리엄 김이 강조하는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로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원주민’들을 일컫는다.
윌리엄 김은 미국 콜로라도대학을 졸업한 후 회계법인 쿠퍼스앤드라이브런드에서 일하다 2001년 구찌로 이직하며 패션기업과 연을 맺었다. 2005년부터는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일하면서 버버리코리아 대표, 버버리 디지털 담당 부사장(SVP) 등을 거쳐 2012년 올세인츠 CEO로 영입됐다. 법정관리를 앞두고 영국의 사모투자회사(PE) 라이언캐피털에 인수된 올세인츠에 합류한 윌리엄 김은 5년 만에 매출을 2억5,200만파운드(약 3,774억원)로 늘렸다. 9월에는 라이언캐피털의 디지털투자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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