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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초대석] "대기업 '아웃바운드 딜' 해외공략 시동…경제규모 비해 아직 부족, 속도 높여야"

■여장혁·강기욱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여장혁(왼쪽)·강기욱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송은석기자




“최근 1조원이 넘는 아웃바운드 딜(Out-bound Deal)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평균으로 보면 2,000~3,000억원 정도입니다. 우리 경제나 대기업 규모에 비하면 아직은 적은 수준입니다.”

전년 대비 2.5배. 올해 우리 기업이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데 늘린 돈이다. 인수합병(M&A) 분석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금액은 114억 달러로 전년 동기 46억 달러 대비 147.8% 증가했다. LG전자(066570)의 ZWK(1조원)을 비롯해 KCC(002380)컨소시엄의 모멘티브(3조4,000억원), CJ그룹의 쉬완스(2조1,000억원), 한온시스템(018880)의 마그나 인터내셔널 유압 제어 사업부(1조4,000억원) 인수 등 메가딜의 영향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M&A 거래 규모는 504억 달러(블룸버그 집계 기준)로 전년 대비 7.6% 줄었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내 대기업의 해외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걸까.

25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이 만난 여장혁·강기욱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과 달리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던 국내 대기업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시장으로 타깃을 옮기는 등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 변호사는 “22016년까지만 해도 인바운드 딜(In-bound Deal)이 훨씬 많았지만 최근에는 아웃바운드 딜(Out-bound Deal)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에서 M&A를 통한 시장 넓히기는 이제 한계에 도달하였고 기술기업 인수를 위해서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아웃바웃드 M&A 강의를 요청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여 변호사는 글로벌 로펌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을 거쳐 2012년 광장에 합류한 크로스보더 딜 전문 변호사다. 최근 LG전자의 ZKW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전략도 스타트업 투자에서 경영권 인수로 바뀌고 있다. 강 변호사는 “지금까지는 스타트업의 기술에 접근 가능하게 하고 경쟁기업으로의 유출을 막으려는 이른바 ‘블랙박스(black-box)’ 투자가 주를 이뤘다”며 “최근에는 경험이 쌓이면서 경영권을 가져오는 대기업 딜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 삼성전자(005930) M&A팀을 거쳐 2016년부터 광장에서 크로스보더 딜을 담당하고 있다. CJ대한통운(000120)의 인도 1위 물류회사 다슬 인수가 그의 손을 거쳤다.

아웃바운드 딜이 늘어날 환경도 우호적이다. 우선 글로벌 M&A시장에서 ‘큰손’ 노릇을 해왔던 중국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주춤하면서 인수 타깃기업의 ‘가치평가(Valuation)’ 거품도 꺼지고 있다. 여 변호사는 “해외에서 중국 빠지면서 한국 기업에 기회가 생긴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실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저하는 상황을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로펌의 법률자문 능력도 세계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 대기업의 태세 변환만 동반되면 아웃바운드 M&A의 새 강자로 올라설 수 있는 셈이다. 강 변호사는 “예전에 선진국 M&A에서는 한국 로펌이 주도를 못 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현지 인터내셔널 로펌이 부수적인 역할을 하고, 국내 로펌이 주도적으로 협상한다”며 “특히 M&A 거래의 경우 협상을 통해 중요한 딜의 조건이 결정되는 만큼 단발적 거래를 하는 현지 로펌보다는 장기적 관계를 맺는 국내 로펌과의 협업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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