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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증시결산]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 -20%…국민재테크서 애물단지로

<상>위기의 펀드

연초 코스피 3,000 기대감에 인기

美中무역분쟁 국내증시 강타하며

日·중국·아르헨보다도 큰폭 하락

"주식·펀드 투자는 심리적 요인 커

정부 무관심이 낙폭 키우는데 한몫"





‘코스피 3,000 시대, 다시 펀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호주머니를 불려줄 유일한 자산 증식 수단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에 올해 초 자산운용 시장은 펀드 열풍으로 들썩였다. 코스피 3,000 기대감에 펀드를 두고 다시 ‘국민재테크’의 부활이라고 했다. 지난 2017년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올해 1월 2,600을 돌파할 정도로 강세가 이어졌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하자 펀드는 다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자금유입 역시 종목에 투자하는 국내액티브주식 전체에서 7,562억원, 액티브주식일반 6,310억원, 액티브주식테마에서 4,622억원이 빠졌다.

올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0%다. 올 초 코스피 열풍에 편승해 펀드에 가입했다면 앉은 자리에서 20%가 날아갔다. 손실률이 마이너스 30%에 육박하는 국내주식형 펀드도 나왔다. 반면 국내채권형 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 2.61%로 선방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본 셈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고전은 국내외 정세와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공모펀드의 한계 등이 모두 혼재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대외적으로 미중 분쟁 본격화로 글로벌 증시는 ‘검은 10월’을 보냈다. 그 중에도 코스피는 한 달간 13.4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12.17%),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11.05%), 프랑스 CAC40(-9.58%), 독일 닥스30지수(-8.5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7.89%) 등 세계 주요증시보다 하락률이 높았다. 심지어 경제난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은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12.23%)보다도 하락률이 컸다.

코스피의 큰 낙폭은 우리나라 산업의 현주소가 반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2016년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1년이었으나 최근에는 0.4년으로 좁혀졌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구조적으로는 공모펀드의 ‘10% 덫’도 주식형 펀드의 발목을 잡았다. 자본시장법은 공모펀드가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동일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한 종목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수익률 방어도 가능하지만 공모형 국내주식형 펀드는 구조적으로 약세장에서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금리 인상 기조나 경제적 요인을 차치하더라도 정부의 증시에 대한 무관심이 주가 하락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에게서는 이번 정부가 주식시장 실현 수익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주가 하락에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연초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외치며 코스닥벤처펀드를 육성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코스닥벤처펀드는 모조리 마이너스 20%가 넘는 수익률로 방치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증권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해 투자 심리를 독려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의도는 그저 먼 곳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예금 8,000만원을 1,000만원씩 8개의 펀드에 나눠 투자하며 자본시장으로의 관심을 유도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외환위기 당시 ‘주식갖기운동’에 동참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펀드에 가입했다.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주식과 펀드는 대외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투자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부분도 큰데 이번 정부가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투기 정도로 체감될 때가 많다”면서 “정부의 무관심 역시 주식과 펀드 낙폭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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