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26일 “임기 3개월 이상이 남았는데 (전격 교체된 이유는) 저도 의문”이라며 신한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위 행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변에서 대부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연락이 왔다”며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인사발표의 충격으로 지난 24일 돌연 하루 휴가를 낸 뒤 처음 출근하는 자리에서 강한 반발을 보인 것이다.
특히 위 행장은 “신한그룹 5개 주요 자회사 CEO들이 회장후보군으로 육성되고 있는데 이번에 그 중 4명이 ‘퇴출’됐다”고 지적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인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4명의 CEO들은) 향후 회장 경선에서 선량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퇴출이라는 단어까지 쓴 것은 사실상 경쟁후보군을 내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에 대해 “일본 근무 18년을 포함해 최근 20년간 국내영업 경력이 없어 인수인계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위 행장은 “‘남산 3억원’ 사건이 퇴출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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