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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해외M&A에 기업생존 달렸다] 물건 없고 규제 막혀...기업 M&A 해외로 간다

<서울경제-삼일PwC 공동기획>

생존위해 새 먹거리 찾아 눈돌려

5년만에 2.5조 → 10.7조로 4배↑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5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전통산업이 쇠락하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는 마땅한 매물을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등 관련 규제를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본시장이 성장하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도 아웃바운드(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투자) M&A 시장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지분투자를 포함한 아웃바운드 M&A는 지난 2013년 3·4분기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서 2018년 3·4분기 95억달러(10조7,000억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투자 건수는 107건에서 220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는 아웃바운드 M&A의 건별 투자금액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연간 기준으로 올해 아웃바운드 M&A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B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며 “해외투자를 위한 별도조직을 구성하고 의사결정이 빨라지는 등 체질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년 동안 가장 거래규모가 컸던 ‘메가딜’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였다. SK하이닉스는 애플, 일본광학기기 제조사 호야와 손잡고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를 179억달러(약 20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의 하만 인수(86억달러, 약 9조7,000억원), 국민연금·블랙스톤의 미국 팀헬스 인수(55억달러, 약 6조2,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관심을 모은 KCC·원익·임석정펀드 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31억달러, 약 3조5,000억원)는 6위를 기록했다.



기업의 아웃바운드 M&A를 뒷받침하는 한 축은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 규모가 커지고 국내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해외에 진출하려는 대기업과 손잡고 투자가로 나서는 사례가 늘었다.

다만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자문하는 IB 업계는 아직 외국계의 독무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자문 기회를 잡은 IB 중 상위 21곳이 모두 외국계였다. 1~3위를 휩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전체 자문시장의 69%를 장악했다. 국내 금융사는 22위인 삼성증권이 가장 높았다. M&A 법률자문은 김앤장이 1위에 올랐지만 2위는 미국의 롭스앤그레이, 3위는 링크레이터스 등으로 역시 외국계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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