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이 “내년 기업공개(IPO)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증시가 횡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상장을 미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26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신규 항공기 ‘보잉 737-맥스(MAX) 8’ 도입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에어부산이 3,600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공모하는 등 시장 상황이 (상장을 추진했던 때보다) 좋지 않다”며 “내년 초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증시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진 이스타항공의 상장 계획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최 사장은 “(상장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의 발언은 최근 증시에서 LCC들이 잇따라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연계돼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올해 최종공모가 1만2,000원에 상장한 티웨이항공은 현재 주가가 7,600원 수준이다. 에어부산도 희망공모가(3,600~4,000원) 가운데 가장 낮은 3,600원에 최종공모가가 확정됐다. 베트남과 일본 등 인기 노선을 두고 LCC들이 항공기를 대거 투입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인해 여행 수요가 정체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저평가를 받을 바에는 상장을 차라리 늦추겠다는 것이 최 사장의 의중이다. 최근 업계의 경쟁 과열에 대해 최 사장은 “다낭의 경우 하루에 24편의 국적기가 취항한다”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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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장은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 “LCC 업계에서 수익이 나는 노선에 경쟁이 너무 과열돼 새로운 단독 노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노선 개설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팔라완 노선을 단독 취항 중인데 이런 (수요가 많은) 신규 노선을 더욱 늘릴 것”이라며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평양 등 특화된 노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5년 이희호 여사 방북 일정과 남북노동자축구대회 때 평양에 전세기를 띄운 바 있다. 올해도 남북 합동 콘서트 ‘봄이 온다’ 공연단이 북한으로 향할 때도 이스타항공을 이용했다.
최 사장은 “차별화한 새 노선 개발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낮은 기령의 비행기들로 최대한 안전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결국 더 나은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새해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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