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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공장 인도행 소식에 中서 고개 드는 ‘실업 공포’

무역전쟁 여파 ‘중국 탈출 신호’ 해석…中누리꾼 “애플 안 써” 격분

애플/서울경제DB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애플이 최신형 아이폰을 인도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중국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대량 감원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무역 전쟁의 불똥을 피하려고 중국과 외국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동남아시아 등 다른 곳으로 옮기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중국에서 실업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어서 아이폰 생산 시설 이전 계획이 사실로 확인되면 ‘실업 공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최신형 아이폰을 인도에서 조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대만의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을 통해 대부분의 아이폰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인도의 현지 위탁생산업체에서도 아이폰SE 등 일부 저가 모델이 만들어지지만, 아이폰XS 등 최신형 제품은 중국 내 폭스콘 공장에서만 출하된다. 폭스콘은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을 대규모로 투입해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조립한다. 따라서 중국 내 생산 물량이 축소되면 대량 감원 사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형 아이폰 판매 부진의 여파로 애플이 지난달 발주량을 계획보다 축소하자 폭스콘 선전(深천<土+川>) 공장에서는 수 천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무역 전쟁의 충격과 경기둔화 가속화 추세 속에서 중국에서는 실업 증가 우려가 이미 상당히 커진 상황이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11월 도시 실업률은 4.9%로 아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당국은 자평한다. 그러나 무역 전쟁으로 인한 해외 주문 감소,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 등 여파로 수출 기업들이 밀집한 광둥성에서는 대량 감원 사태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또 중국이 통계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실제 실업자 증가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이달 초 약 7,400만명의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들이 창업을 위해 귀향했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비숙련공들이 대규모로 실직해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이달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이 감원하지 않거나 감원 규모를 줄이면 실업보험료의 50%를 돌려주는 내용을 포함한 고용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 역시 현재의 고용 동향에 이상이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한편, 애플이 생산기지를 옮길 계획이라는 소식에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아이폰 ‘불매 의사’를 밝히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폰은 미국 기업인 애플의 제품이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인식 덕분에 그간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도 직접적인 불매 운동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Will’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오늘 아직도 아이폰을 쓰는 것은 중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며 “아이폰이 더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 아니라면 나는 그것을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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