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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이랜드그룹, 메리츠금융그룹에서 빌린 4,000억원 전액 조기상환

주얼리사업부 활용 2,000억 확보, 한국證 브릿지론 지원

만기 4년 남았지만 고금리와 담보 다수 잡혀 부담 느껴

이랜드그룹이 메리츠금융그룹에서 빌린 4,00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1조원 자금 유치’를 목표로 투자자를 유치했지만 1년 3개월 동안 높은 이자비용만 지급하다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31일 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 등 메리츠금융그룹을 대상으로 발행한 4,0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전액 상환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의 해외 계열사인 사이판MRI(미크로네시아리조트)법인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와 상환에 활용했다. 이달 사이판 MRI(미크로네시아리조트) 법인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남은 자금은 한국투자증권에서 브릿지론(단기 대출) 형태로 지원받아 충당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다.

이랜드그룹이 상환한 사모사채 만기는 2023년 1월로 아직 4년 가량 남아있었다. 하지만 열악한 발행 조건에 발목이 잡히자 이를 서둘러 정리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그룹에 제공한 금리는 연 9%대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더불어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 이랜드패션차이나 홀딩스 등 계열사 주식을 대거 담보로 잡혔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주식을 담보 제공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2017년 9월부터 1년 3개월간 진행된 이랜드그룹의 ‘1조원 조달’은 이로써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다. 이랜드그룹은 대규모 자금 유치를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이랜드금융그룹을 투자자로 확보했지만 불리한 투자 조건에 높은 금융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지난해 12월 매입한 이랜드월드의 2,000억원 규모 상환우선주(CPS)에 대한 콜옵션을 이달 이랜드그룹 측에 행사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고금리로 문제가 됐던 기존 투자자들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두 투자 회수(엑시트)해 의미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있을 이랜드리테일 IPO에 힘쏟겠다”고 밝혔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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