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계가 새해 ‘20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다이궁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온라인 관련 과세제도가 바뀌면서 면세사업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면세업계의 눈길이 중국 내에서 1일부터 시행되는 ‘신(新)전자상거래법’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규제에서 벗어나 있던 다이궁(보따리상)과 웨이상(인터넷·모바일을 이용하는 무역업자)도 중국 내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업계는 이들 다이궁과 웨이상 활동에 제약이 생겨 활동이 위축되면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한편,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등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면세업계가 공통으로 우려하는 ‘국경 간 거래’는 유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다이궁에 대한 직접적인 과세·통관 절차는 기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파급효과가 큰 만큼 도입을 예고했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세 차례 유예된 바 있다.
하지만 ‘국경 내 거래’에 대해서만 시행하더라도 이미 대형 조직으로 움직이고 있는 다이궁 뿐 아니라 법망을 피해 왔던 소규모 다이궁까지 사업자로 등록되면 이들의 활동이 단기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다이궁이 구매해 온 면세 물품 등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웨이상에 세금이 부과되면 다이궁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웨이상들은 중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 등을 통해 물품 주문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다이궁의 조직화·대형화를 불러올 해당 제도가 국내 면세업계에 어떤 득실을 가져올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일단 가장 가까운 대목인 ‘춘절(2월 5일)’ 2주 전인 1월 중순을 주목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면세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올해 더욱 심화될 송객 수수료 경쟁이다. 지난해 하반기 강남에 추가로 오픈한 대형 시내 면세점들이 보다 본격적인 다이궁 유치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청이 올해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면세업계가 바랐던 송객 수수료 규제 법안들이 지난해 결국 국회 문턱을 넘기지 못하고 해를 넘긴 탓에 ‘안전핀’도 없는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유커가 이전만큼 돌아오기는 어렵고 설령 돌아온다 하더라도 결국은 다이궁과 마찬가지로 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시장 점유율은 송객 수수료 협상뿐 아니라 브랜드와의 가격 협상에서 가장 중요해 경쟁 점포가 늘어날 때마다 낮아지는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면세점으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송객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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