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가상화페 시장은 ‘몰락’이라 표현할 만큼 바닥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말 대비 5% 수준까지 폭락하면서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은 대부분 70~90%나 폭락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자정과 이날 오전 9시 기준 가격을 비교해 계산한 결과 비트코인은 1천865만7천원에서 이날 428만9천원으로 시세가 77.0%나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상황이 더 안 좋았다. 지난해 말 104만300원에서 이날 15만5천800원으로 85.0% 내렸다. 연초 고점인 201만9천600원(1월 10일)에 비해 92.3%나 내렸다.
국제결제시스템의 대안으로 주목 받았던 리플도 지난해 말 2천685원에서 이날 414원으로 84.6% 하락했다. 연초 고점 4천502원(1월 4일)에서는 90.8%나 내렸다.
이 밖에 라이트코인(-88.8%), 이더리움클래식(-85.7%), 모네로(-88.3%), 이오스(-71.8%) 등 대부분이 충격적인 하락률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비트코인캐시(-94.4%), 퀀텀(-96.5%), 비트코인골드(-95.2%) 등은 지난해 말 대비 2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가상화폐 열풍을 꺾은 주요 원인이었다면 이후에는 대형 거래소의 해킹 피해와 검찰 수사 등 업계의 사건·사고가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역할을 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6월 해킹 공격으로 수백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다. 해외 거래소와 협업해 탈취당한 가상화폐 일부를 되찾으면서 피해액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피해액만 189억원에 달했다.
뒤이어 이달에는 되살아나는 기미가 잠시 보였지만 업비트 임직원이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 다시 추락을 면치 못했다. 검찰은 업비트 임직원이 법인 계정에 실제로 원화를 입금하지 않고 1천221억원이 있는 것처럼 전산 조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세는 투기 광풍과 맞물려 비이성적인 폭등과 그에 대한 골이 깊었다”며 “내년의 시황은 예측할 수 없지만 각 암호화폐가 지닌 기술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가속하고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증권형 코인이나 안정적 시세를 기반으로 결제사업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 등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