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 등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사물인터넷(IoT)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등 관련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커넥티드 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커넥티드 카는 ‘통신이 연결된 자동차’라는 뜻으로, IoT와 5세대(G)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커넥티드 카’를 내세우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파인디지털의 자회사인 맵퍼스는 지난 2015년 출시한 ‘아틀란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을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주행 중 필요한 정보만 자동으로 업데이트해 데이터 소모량을 최소화한 ‘자동 부분 업데이트’이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클라우드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국지적인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맵퍼스는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을 IoT 기술을 확장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맵퍼스 관계자는 “자동 부분 업데이트는 커넥티드 카 시대에 맞춰 IoT 기술로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통제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이미 혼다 어코드 등에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맵퍼스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클라우드 센터를 통해 뉴스·쇼핑·날씨·유가·주차장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팅크웨어는 지난해 5월 출시한 ‘아이나비 커넥티드’를 차량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함께 핵심 아이템으로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에 ‘아이나비 CONNETCED’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아이나비 커넥티드 기능을 지원하는 블랙박스로 차량의 현재 위치, 차량 내·외부 화면, 주행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나비 커넥티드 이용자 수는 지난해 9월 1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초 2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으로는 ADAS와 연동해 차선 이탈 정보나 앞차 출발 알림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ADAS는 차량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해 기계장치를 조절하는 기술로,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에선 전·후방이나 측면 감지 수준에서 상용화된 상황이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올해엔 아이나비 커넥티드를 ADAS와 더불어 핵심 미래 먹거리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커넥티드 카’를 내세우고 있는 데엔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인 팅크웨어의 지난해 3·4분기 누적 매출액과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1,366억원과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46%씩 감소했다. 파인디지털은 같은 시기 매출액이 605억원을 기록하며 7.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36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부터 시작된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완성차 시장이 위축되며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내비게이션이 유행하면서 거치·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찾는 수요는 줄고 국내 블랙박스 시장 역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의 ‘파이’는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0년 각각 2,160억원, 1,1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은 2017년 각각 1,979억원, 760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