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배달이 일상’인 한국인들조차 열광하게 만드는 배달 서비스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바로 새벽배송인데요. 고객이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문 앞까지 상품을 보내줍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24시간 배송 서비스가 감탄을 자아내더니 이제는 불과 6~8시간 만에 배송이 된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젊은 직장인과 주부들입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0억원 대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는 입소문을 타고 올해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초기 새벽배송은 마켓컬리, 배민찬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이마트와 GS리테일 등 대기업도 ‘새벽배송 전쟁’에 속속 참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이마트는 전날 오후 6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9시 또는 오전 7~10시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GS리테일도 서울 전 지역에 간편식과 신선식품 등 5,000여개 상품을 새벽시간에 배송하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으로 충성 고객이 많은 쿠팡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로켓프레시’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일부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해 줍니다.
업계 1위는 아직 마켓컬리인데요. 회원 수는 3년 만에 6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매출도 2015년 29억원에서 지난해 53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3배 늘어난 1,600억원 정도 예상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마켓컬리는 전체 새벽배송 물량 중 79.5%를 차지했습니다. 새벽배송 물량 5개 가운데 4개에 이르네요.
그렇다면 고객이 밤 11시에 주문한 상품이 어떻게 아침 7시 이전에 고객 집 앞에 도착할까요. 서울경제썸이 마켓컬리 물류센터를 찾아가 세계가 감탄할만한 한국의 배달 시스템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 11시,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서울 동남권 복합 물류단지입니다. 고객들은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만 마켓컬리 물류센터는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주문이 끝난 밤 11시부터 배송이 시작되는 새벽 1시까지가 가장 바쁜 시간이죠.
신선식품을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콜드체인 업체의 특성상 물류센터는 가장 효율성 있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미리 전국에서 구매한 상품이 입고되는 구역, 고객 주문에 따라 분류하는 곳, 분류된 상품들을 포장하는 곳, 마지막 단계인 배달 차량에 싣는 곳으로 구분해 최대한 신선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생성된 주문 건에 대해 각 위치마다 물건들이 부여되면 작업이 진행됩니다. 한 주문 건에 고객이 주문한 것이 완성되면 바로 포장이 되고 출고가 이뤄지고 있습니다”(임성진 주문처리팀 매니저)
마켓컬리 물류센터에는 항상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이 존재합니다. 상온과 냉동, 냉장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상품이 고객들에게 최대한 신선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온도와 보관 규칙을 준수하고 있죠.
마켓컬리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죠.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해 직원들이 상품위원회를 만들어 수많은 제품을 직접 먹어보고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는 상당히 두터운 편입니다.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파손 없이 배송되는 거예요. 물론 신선한 것은 유지하면서죠”(오경자 상품포장팀 팀장)
지금은 유통혁명의 시대인데요. 상품 자체의 품질이 상향 평균화하면서 갈수록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품의 품질은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됐다는 얘기죠.
유통혁명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 중입니다. 바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새벽배송과 같은 속도전쟁이죠. 앞으로 드론 배송까지 가세할 경우 미래의 유통 혁명은 어디까지 발전할까요?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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