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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기속 미래를 꿈꾸는 기업]포스코켐텍 "ESM과 합병…2차전지 소재 飛上 보라"

<2>포스코켐텍

무역분쟁 등 철강 최악 상황에

신성장 부문 만들고 외부 수혈

신성장 산하에 사업실 신설도

'음극재 생산' 선제 투자 승부수

포스코켐텍 그룹 핵심으로 부상







“포스코의 신성장 엔진 중 하나인 에너지 소재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겠다.”

최정우(사진) 포스코(POSCO(005490)) 회장이 지난해 11월 8일 세종시에서 열린 포스코켐텍(003670) 음극재 1공장 준공식 및 2공장 착공식에서 한 말이다. 이 날 준공식은 최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철강이 아닌 분야에 공식적으로 승부수를 던진 행사이기도 하다. 포스코켐텍은 최 회장이 취임직전까지 몸담았던 곳으로 애정이 남다르다.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사업을 시작해 국산화에 성공하며 최 회장에게 소재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한 곳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소재산업을 앞으로 50년을 이끌어 갈 미래먹거리로 키우며 포스코켐텍을 중심에 두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통상압박을 받았지만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작년 포스코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을 사상 최고치인 5조 6,114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가 영업이익 5조원을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외형만 보면 아직은 위기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하지만 철강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동차, 조선, 건설 등 국내 수요 산업 부진 등과 함께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 약화로 공급과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철강산업의 경영환경 속에 포스코가 선택한 신성장 동력은 분명하다. 향후 지속성장가능한 산업을 발굴해 선제적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포스코 신성장산업 발굴 의지는 최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포스코는 기존 철강 단일 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신설된 신성장 부문에는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사장급 외부 인사인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데려와 앉혔다. 철강 중심의 문화를 극복하고 신성장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과감하게 외부 인사를 발탁했다.



현재까지 포스코의 신성장 부문에서 뚜렷한 윤곽을 드러낸 분야는 2차전지 소재다. 2차전지 소재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 등으로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 세계 2차전지 수요는 지난해 137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25년에는 1,120GWh로 8배 커질 전망이다. 또한 이 같은 2차전지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요는 작년 13만 1,342톤에서 2025년에 167만 5,648톤으로, 같은 기간 음극재 수요는 6만 5,671톤에서 83만 7,824톤으로 각각 1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도 이번에 조직 개편에서 신성장 부문 산하에 이차전지 소재 사업실을 별도로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핵심 계열사로 음극재를 생산한다. 음극재는 양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더불어 2차전지의 4대 주요소재 하나로 2차전지 충전시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며 흑연 등의 탄소물질을 소재로 사용한다. 현재 연산 2만 4,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증설을 통해 올 하반기까지 4만 4,000톤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며, 2021년에는 연산 7만 4,000톤 생산 체제로 키울 계획이다.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세계 최고의 2차전지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에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인 비야디(BYD)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그레이드도 추진한다. 포스코켐텍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과 합병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계획이다. 올 4월까지 합병을 완료한 후에는 양·음극재 사업을 하나로 합쳐 에너지소재사업본부가 출범할 예정이며 통합 마케팅을 통한 판매 확대, 스마트팩트리와 공정 기술 공유를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 합병 후 양사와 포스코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역량을 통합하기 위해 에너지소재본부를 신설해 R&D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켐텍은 자회사인 피엠씨텍을 통해 침상코크스를 사용하는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고용량으로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침상코크스 2공장 건설을 100대 개혁과제에 포함 시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켐텍은 오는 2021년까지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 4,000억원 이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을 적극 육성해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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