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 인류 탐사역사상 가장 먼 천체에 도달하며 우주 탐사의 신기원을 썼다.
이날 CNN에 따르면 나사는 뉴호라이즌스호가 13년간의 비행 끝에 지구에서 65억㎞ 떨어진 소행성 ‘울티마 툴레’에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울티마 툴레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행성인 해왕성 너머 얼음과 암석 덩어리 밀집지대인 ‘카이퍼 벨트’에 있는 한 소행성으로 인류 우주탐사역사상 가장 멀리 있는 천체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이날 낮12시33분 울티마 툴레에서 3,50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소행성을 관측했다. 관측 소식이 지구에 알려진 것은 이날 오후10시30분으로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낸 라디오 신호가 전달되기까지 무려 10시간 가까이 소요된 셈이다. 이날 뉴호라이즌스호의 울티마 툴레 도착 소식이 전해지자 관제센터에 모여 있던 연구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으며 기립박수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호라이즌스호를 공동 운영하는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앨런 스턴 박사는 “뉴호라이즌스호가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에서 이뤄진 탐사를 계획대로 마쳤다”며 “울티마 툴레는 태양계 초기부터 있었던 유물이고 다른 행성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짐 브라이든스틴 나사 국장도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 탐사에 이어 태양계 탄생의 산물이 남아 있는 가장 먼 천체를 처음으로 직접 탐사함으로써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련기사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뒤 13년째 활동 중인 뉴호라이즌스호는 향후 20개월간 울티마 툴레를 근접비행하며 수집한 자료를 지구로 보내게 된다.
미국발 쾌거로 막을 연 올해는 각국의 우주탐사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지 50주년을 맞아 각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우주탐사에서 후발주자에 속했던 중국은 당장 3일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 착륙을 시도하며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쓸 예정이다. 지난해 12월8일 중국이 쏘아 올린 달 탐사선 ‘창어 4호’는 이르면 3일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분지 크레이터에 착륙해 토양·광물 채취와 온실에서의 식물재배 실험까지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은 또 올 하반기 ‘창어 5호’를 발사해 달에서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우주로켓을 39회나 쏘아 올리며 미국(35회)을 앞지른 중국은 올해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미국과 본격적인 우주 패권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역시 이달 30일께 두 번째 달 탐사선인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하는 등 미국·러시아·중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항공 강국 대열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총력태세를 갖추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2월 오는 2022년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비영리 우주기술개발단체인 ‘스페이스IL’도 달 탐사를 위한 무인우주선을 다음달 13일 쏘아 올릴 예정이다. 스페이스IL 계획이 성공하면 이스라엘은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네 번째 국가로 우뚝 서게 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