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4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4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달에는 규제 전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집단대출이 실제 많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2월 주담대 대출 잔액은 405조1,16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 4조234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11월 전월 대비 4조1,736억원 증가하며 주담대 잔액이 4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재차 4조원대의 높은 증가세가 계속됐다. 주요은행의 주담대가 두 달 연속 4조원대 증가한 것은 2016년 7∼8월 이후 2년여 만이다.
11월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기 전 대출을 받아두려는 가수요 때문이었다면 12월에는 집단대출의 영향을 받았다. 주요은행의 집단대출이 2조4,534억원이나 급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 계약자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전체에게 일괄적으로 빌려주는 중도금, 이주비, 잔금 대출 등을 말한다.
2018년 들어 분양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입주 물량도 증가해 집단대출도 함께 늘었다. 그렇다고 해도 증가 규모는 최대 1조5,996억원(11월)으로 1조원 중반을 넘은 적은 없었다.
12월 집단대출의 이례적 증가세는 2018년 분양된 물량의 중도금 대출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입주 물량도 연말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전국의 입주예정 아파트는 5만152세대로 올해 1∼10월 월평균 입주 실적 3만8,734세대보다 29%가량 많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송도와 광교는 입주자금 위주로, 판교와 안산은 중도금 위주로 집단대출이 12월에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할로 나가는 중도금 대출의 특성상 연초부터 실행됐던 중도금 대출의 잔액이 2차, 3차로 회가 거듭될수록 누적돼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 때 2조원 넘게 불어났던 개인신용대출은 12월에는 오히려 전월 대비 4,16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상여급 등을 받은 직장인들이 상환한 영향으로 연말에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난 것이라고 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