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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2019년 투자자 가이드 ¦ 스마트 머니는 위기 때 어디에 투자할까

2019 INVESTOR'S GUIDE | ROUND TABLE

최근의 시장 난조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이 어디에서 수익 기회를 엿보고 있는지 소개한다. /진행 MATT HEIMER

-전문가 패널: 존 리너핸 John Linehan(T. 로 프라이스 T. Rowe Price 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 캐서린 우드 Catherine Wood(ARK 인베스트 CEO), 로리 키스 Lori Keith(파르나소스 인베스트먼트 Parnassus Investments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케이트 원 Kate Warne(에드워드 존스 Edward Jones 부사장 겸 투자전략가), 에드 심 Ed Sim(볼드스타트 벤처스 Boldstart Ventures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

지난 가을 투자자들은 경제와 주식시장의 박자가 언제나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GDP와 고용 수치는 축제를 벌일 기세인데, 주식시장은 한때 사랑 받던 종목들이 약세권으로 빠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 가지 원인은 인플레이션과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다. 거의 10년째 지속 중인 미국 주식시장 강세장이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 시장의 지배적 인식도 한몫을 했다(포춘 8월호 표제기사 ‘파티가 끝나간다’ 참조). 시장이 점점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보적 수익률을 올려줄 기업은 과연 어떤 곳들일까? 2018년 포춘의 라운드테이블이 그 답을 들려준다.

2018년 패널은 사회책임투자 전문 투자사 파르나소스 인베스트먼트에서 280억 달러를 운용 중인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리 키스, 수탁고 1조 1,000억 달러의 투자운용사 T. 로 프라이스의 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존 리너핸, ’파괴적 혁신‘ 중심 투자를 추구하는 아크 인베스트의 CEO 캐서린 우드, 수탁고 1조 달러의 금융서비스기업 에드워드 존스의 투자 전략가 케이트 원, 기술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초기투자전문 벤처캐피털 볼드스타트 벤처스의 창립자 에드 심이다. 다음은 패널들과의 논의 내용을 발췌·편집한 내용이다.

포춘: 견고한 성장세와 낮은 실업률로 볼 때, 미국 경제 사이클이 정점에 도달했음은 확실해 보인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경기가 서서히 하강할까, 아니면 좀 더 심각한 변화가 올까?

케이트 원: 지난 2분기 성장률이 4%를 넘는 등 경제성장률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제 성장과 실업률 하락을 이끈 요인 중 상당수는 여전히 변동이 없다. 물론 관세가 다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2019년엔 감세 혜택도 전년도만큼 강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정점이라곤 보지 않는다. 2019년에도 지금까지의 긴 성장곡선이 지속될 것이다.

포춘: 변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데, 이에 적응하기 위해 조정되고 있는 바가 있나?

원: 경기 사이클의 후반기인만큼, 변동성에 맞서 고정수익을 늘릴 필요가 있다. 주식 측면에선 가격결정력을 가진 기업에 주목하고 싶다. 관세율 증가, 미국 경제의 몇 가지 약점과 병목 현상 등으로 인해 비용 압박이 높아질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비용이 높아져도 그걸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기업들이 훨씬 유리하다. 제약업계에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노바티스 Novartis가 대표적 업체다. 물론 이 경우에도 규제에 대한 우려는 있다.

존 리너핸: 강세장은 보통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기침체나 투기 과열이 발생해야 막을 내린다. 지금 당장은 두 가지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배당 수익률이 높은 배당주가 시장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고, 매력적인 수익원 역할도 했다.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배당주가 매우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는 투자자들이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는, 엄밀히 말해 경기침체를 가격에 반영하는 고배당 수익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9년 경기가 침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주식은 진짜 기회가 될 것이다. 제지업체 인터내셔널 페이퍼 International Paper는 배당수익률이 거의 5%에 달하고, 경기에도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Las Vegas Sands도 마카오와 싱가포르에서의 입지가 강해 장기적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 최근 중국 시장의 미래를 놓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데, 물론 그럴 만하다. 하지만 마카오는 길게 봤을 때 성장 동력이 있다. 성장하길 기다리는 동안, 5% 이상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포춘: 투기 과열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모두에게 질문하고 싶다. 현재 상승 폭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사례가 시장에 있는가?

에드 심: 1996년부터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일한 사람의 관점에서, 최근 과열 사례가 보인다. 성장 후반부로 접어든 시장에 투입되고 있는 자본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지난 3분기 미국 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280억 달러 중 최소 절반이 1억 달러 이상을 유치한 투자 라운드로 흘러 들어갔다. 회사 몸값이 2019년 매출의 15~20배 정도로 형성되면,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과열 신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0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

포춘: 기업공개(IPO) 시장도 과열돼 있는가?

캐서린 우드: 공개 시장은 패시브 전략으로 이동해왔다. IPO 전 비상장 시장에서도 혁신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 혁신을 좇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가장 저평가된 부분이 바로 공개 시장의 혁신주 아닐까 싶다. 벤처기업들이 IPO에서 부진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앞서 비공개 시장에서 너무나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공개 시장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

왼쪽부터 존 리너핸 T. 로 프라이스 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 캐서린 우드 ARK 인베스트 CEO, 로리 키스 파르나소스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사진=포춘US




평가된 종목들이 많다. 이렇게 말하면 웃을 사람이 많겠지만, 테슬라 Tesla의 장기적 핵심 역량은 이동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과거 매출의 2배로 평가되고 있다. 매출 200억 달러에 기업가치가 450억 달러다. 회사가 상장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밸류에이션은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다.

포춘: 오늘 모신 패널들은 모두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좋은 실적을 거두는 요인들만 찾고 있는 듯하다.

로리 키스: 우리는 환경·사회·거버넌스(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 ESG)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을 무척 중시하고 있다. 어떤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일은 절대 없다. 같은 맥락에서, 펀더멘털이 약한데 ESG만 좋은 기업도 투자 관점에선 관심을 끌지 못한다. 원칙과 실적을 준수하는 것이 우리의 근본적 목표다. 역사적으로 ESG 투자는 대개 나쁜 기업을 솎아낸다는 뜻이었다. 술·담배·원자력·도박·무기 제조 등에 노출된 기업들을 제외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긍정적 사회공헌 요인을 강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

포춘: 현 시점에서 테슬라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회사는 환경을 기업 미션의 핵심으로 삼고 있지만, 거버넌스 측면에선 문제가 있어서…

원: 우리는 현재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부채가 투기등급이라는 점이다. 투자등급이 될 때까진 (테슬라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기업을 볼 때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본다. 투자 시점이 늦어 수익률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현금 흐름이 안정화되고 채권 보유자들의 마음이 다소 편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을 선택한다.

우드: 제프 베이조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처럼 혁신을 선도하는 비전을 가진 리더들은 주식시장의 단기적 사고에 크게 좌절한다. 이들은 우리가 왜 이해할 없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투자 자체를 살펴보면, 테슬라를 이끌어 갈 핵심 동력은 프로세서 기술과 배터리 기술, 그리고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3년 정도 격차를 벌린 선두업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동의 서비스화‘도 있다. 수많은 회사들이 이제 막 생각하기 시작한 이 개념을 테슬라는 곧 세상에 내놓을 것이다.

포춘: 그런 기술로 돈을 벌면 모델3을 꼭 1,000만 대씩 팔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우드: 테슬라 모델3은 매출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다. 광고 한 번 안 했는데도 말이다.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뭔가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포춘: 캐서린, 당신은 시장의 단기적 사고가 장기적 경영 목표에 타격을 입히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건 우리가 우려하는 점이기도 하다. 여러분 모두에게 답을 듣고 싶다. 단기적 잡음으로 인해 저평가된, 각자가 장기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어떤 종목들인가?

리너핸: 우리의 회전율은 연 20% 선이다. 투자를 할 땐, 향후 5년간의 전망을 생각하고 결정한다. 현재 시장에는 장기적 브랜드 가치와 자산 가치 모두에서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꽤 많다. 특히 논란을 일으킨 기업들이 그렇다. 웰스파고 Wells Fargo 은행/*역주: 최근 유령계좌 파문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의 주가는 굉장히 큰 타격을 입었다. 배수(multiple)를 살펴보면, 경쟁업체에 비해 상당히 낮다. 하지만 현재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향후 3~5년 관점에서 보면, 웰스파고는 여전히 아주 강한 브랜드고, 아주 방어적인 사업모델도 갖고 있다. 과거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던 기업이다. 웰스파고의 현재 이슈는 장기적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또 하나의 기업은 다우듀폰 DowDuPont이다. 현재 시장은 회사가 경기 하강세에 노출됐다는 점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우듀폰이 앞으로 18개월 후 3개로 분사된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세 부문을 각각 나눠 경쟁업체와 가치 평가를 비교해보면, 다우듀폰은 아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부분의 합’이라는 관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키스: 수자원인프라 단일기업 부문 세계 1위인 자일럼 Xylem을 주목하고 싶다. 이 회사는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역풍 때문에 다소 외면을 받았다. 대중(對中) 관세 관련 갈등도 주가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은 자일럼의 생산 기지이자 판매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일시적일 것이다. 우리는 정수와 수질 관련 산업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기회가 잠재돼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미국 내 인프라를 예로 들어 보자. 미국 지자체들에겐 앞으로 자본을 투자해야 할 대상이 아주 많다. 해외 시장을 봐도, 신형 수자원 시스템과 관련한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요가 상당하다. 현재 자일럼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가격 결정력이 매우 강력하다.

심: 나는 엄밀히 말해 공개시장 투자자는 아니지만, 인터넷통신사 보네이지 Vonage 주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알고 있다. 가정용 사업(인터넷전화)을 갖고 있어 AOL *역주: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 업체과 유사한 현금흐름을 갖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기업이다. 보네이지는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제작 플랫폼의 일종] 사업부문 성장속도도 매우 빠르다. 보네이지가 인수한 넥스모 Nexmo의 API 부문 성장률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각 부분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전체 가치를 간파할 수 있다.

포춘: 캐서린, 향후 몇 년간 대기업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변화는 무엇이라 보나?

우드: 우리 포트폴리오는 파괴적 혁신에 초점을 맞춰왔다. 우리가 하는 일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수조 달러 가치를 가진 플랫폼 다섯 개가 진화하고 있다. DNA 염기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크리스퍼 Crispr/*역주: 염기서열을 손쉽게 편집하는 기술/ 같은 여러 기술적 혁신이 등장했다. 로봇공학 연구의 중심은 협업형 로봇 연구인데, 관련 기업으론 테라다인 Teradyne이 있다. 에너지 저장 기술은 단연 테슬라다. 이 분야의 명실상부한 선두주자다. 그리고 인공지능 부문에선 엔비디아 Nvidia가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이 있다. 이 플랫폼들은 서로 수렴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 네트워크가 좋은 사례다. 자율주행차는 로봇이다. 자율주행 택시는 전기차일 것이므로, 에너지 저장 기술도 들어간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AI가 구동한다. 최대 시장은 중국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사로 바이두 Baidu를 선택한 듯하다. 바이두는 이 거대한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을 조금씩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테슬라 지분의 5%를 보유한 텐센트 Tencent도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포춘: 최근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케이트, 중국에 대한 당신의 현재 의견은 어떤가?

원: 신흥시장 지수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다. 어떤 주식이 20% 급락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이 상황이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가치평가가 낮아져 매입 기회가 온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상황을 보며 “신흥시장은 다 그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 신흥시장은 점점 중국 중심, 기술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이 성장세가 계속된다면(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다) 신흥시장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단기적 둔화 가능성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펀드나 일반지수 형 ETF를 추천하고 싶다. 특정 기업을 지목할 생각은 없다. 무역과 관세에 대해 굉장히 비관적인 사람들이 많다. 전파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뭔가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바뀔 것이다. 매우 빠른 반등과 함께 주가 추이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포춘: 존, 기술적 파괴라는 무자비한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인가?

리너핸: 대형 가치주 중에선 파괴적인 기업을 찾기 무척 어렵다. 물론 파괴당할 기업은 많다. 그런데 시장이 이런 기업의 가능성을 믿어 보거나, 사업모델을 진정으로 이해할 생각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UPS는 B2B에서 B2C로 사업 전략이 이동하면서 여기저기가 삐걱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체 물류 수요가 앞으로 늘 수밖에 없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UPS의 고민은 화물의 양이 아니라 가격이다.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본다. 전기차의 경우, 석유나 원유에서 천연가스 기반으로 탄화수소의 수요가 이동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에너지 저장 및 배터리 기술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천연가스 운송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한 곳인 석유·가스 운송업체 트랜스캐나다 TransCanada는 최근 여러 가치평가 매트릭스에서 10년래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채무 상황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자사만의 강점을 갖고 있다.

포춘: 에드, 이건 당신의 주요 관심 분야인데.



심: 기본적으로 기술에 근거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기업들이 있다. 예컨대 월마트의 경우, M&A로 온라인 쇼핑몰 제트닷컴 Jet.com의 IT 기업인을 영입한 건 훌륭한 결정이었다. 그 후에도 월마트는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4~5개 기업을 추가로 인수했다. 월마트는 직접 파괴에 나서겠다고 할 정도로 오만하진 않았다. 이제 영리한 기업들은 ’전체 생태계와 어떤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인가? 파괴를 이끄는 데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엔지니어용 소프트웨어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들도 5년 안에 명단에서 사라지지 않으려면, 모두 기술 기업으로 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 혁신을 실제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기술기업을 인수하든가, 아니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나는 피보털 소프트웨어 Pivotal Software에 무척 관심이 많다. 피보털은 대형 은행과 보험사, 포춘 500대 기업들이 구글만큼 빠르게 소프트웨어를 실전 배치할 수 있도록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끌어준다. 이런 기반 위에 개발 기술자들까지 확보한다면,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계속 변화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리너핸: 월마트는 아주 장기적인 관점을 선택했다. 제트닷컴 인수 당시, 월마트는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단기적으론 시장의 분노를 샀지만, 장기적으론 더 좋은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모든 기업이 훌륭한 거버넌스에 따라 이런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심: 상장기업인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흥미로운 말을 들었다. 아마존이 뭔가를, 예컨대 익일배송 같은 걸 발표하면 그 때마다 주가가 3~4% 오른다고 했다. 반면 이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 주가는 3%, 4%, 5%씩 떨어져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원: 그건 너무나 우리를 좌절시키는 부분이다. 파괴된 산업으로 돌아가자면, 디즈니를 말하고 싶다.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고, 테마파크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고 본다. 이런 요소가 하나로 뭉치면 변신에 필요한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 디즈니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대규모 경쟁을 펼치기 위한, 장기적 변신을 감당할 재정적 여력을 갖고 있다. 나는 유통업에 대한 심의 견해에 달러 제너럴 Dollar General을 보태고 싶다. 아마존이 등장한 후, 모두가 유통은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

케이트 원(왼쪽) 에드워드 존스 부사장 겸 투자전략가), 에드 심 볼드스타트 벤처스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 사진=포춘US


사를 보자. 미국 내 1만 5,000개 매장이 거의 농촌에 있기 때문에 상당수 도시 거주자들은 아마도 가 본 적 조차 없을 것이다. 달러 제너럴 매출의 절반은 현금으로 창출된다. 그리고 농촌에 살면, 인터넷으로 주문한 상품이 몇 시간 만에 도착하지 않는다. 3일 이상을 각오해야 한다. 달러 제너럴 매출의 4분의 3은 기본 식료품이다. 이는 반복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달러 제너럴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이들의 소득 수준은 아마도 아마존의 고급형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의 무료배송을 사용할 만큼은 아닐 것이다. 달러 제너럴의 사업 분야에서도 대변화가 발생할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마존식 모델에 대항하는 달러 제너럴도 상당한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드: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는 투자한 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이다. 보건 부문에서 2017년 무렵에 그런 인수가 몇 건 있었다. 인류를 위해선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카이트 Kite와 주노 Juno는 CAR T 치료/*역주: 유전자기반 암치료 기술/와 종양면역학에 전문화된 기업으로, 암에 맞서 개인의 면역시스템을 깨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래서 길리어드 Gilead가 카이트를 인수했다. 처음에는 기쁘지 않았다. 그러나 길리어드의 세계적인 규모를 보고, 이 회사라면 이 기술의 거대한 잠재수요를 빠르게 만족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주노도 셀진 Celgene에 인수됐다. 그러나 두 회사 주가 모두 이 인수의 중요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CAR T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최소 2,500억 달러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CAR T가 얼마나 혁신적인 기술인지, 기업의 재무제표를 얼마나 바꿔 놓을지 전통적 바이오주 투자자들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포춘: 많은 대기업이 대형 제약사들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바로 신뢰다. 페이스북을 보자. 데이터 보안 및 유출 우려로 주가가 지난 여름 대비 30%나 하락했다. 로리, 투자를 결정할 때 브랜드 이미지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키스: 우리는 브랜드 이미지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미지는 기업의 수준, 상품과 서비스의 질, 기업이 구성원·이해관계자·소비자와 맺는 관계와 본질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신뢰와 브랜드를 갖춘 기업이 가격 결정력을 가질 수 있다. 생활용품 제조사 클로록스 Clorox는 소비자가 신뢰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만드는 데 훌륭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해왔다. 이런 기업들은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클로록스는 재활용 포장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은 친환경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아주 잘 부합한다. 가격 결정력은 이런 데에서 만들어진다.

심: 우리는 [유럽의 새 개인정보 보호 규정인] 유럽연합 개인정보 보호규칙(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 GDPR)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빅아이디 BigID는 혜성처럼 나타나 벌써 4,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의 종류 확인, 위치 파악, 관리 및 보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들이 “내 개인정보는 어디 있지? 이 회사는 나에 대해 뭘 알고 있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돼 “나는 잊힐 권리가 있다. 이 회사의 모든 명단에서 나를 지워 달라”고 요청할 때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GDPR 관련 IT기업 중 일부는 향후 데이터보호의 주역으로 성장해 타 기업에게 “당신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에 접근하고 싶다. 비용은 지불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블록체인 같은 기술을 활용해 현 시장을 파괴하려는 기업도 족히 수백 곳은 있다. 그러니 변화는 분명 나타날 것이다.

키스: 요즘 기업은 그야말로 유리문 속에 살고 있다. 그 어떤 분야도 소비자의 직접 피드백을 피해갈 수 없고, 회사는 이 피드백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우드: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는 모두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들 기업은 실제로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한다. 데이터 수집 기업들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거센 만큼, 나는 이들이 조만간 파괴될지 지켜보고 있다. 단서는 브랜드 순위다. 브랜드 순위가 오르면, 주가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 주가의 향후 추이를 짐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 중 하나다. 페이스북의 브랜드 순위는 최근 급격히 떨어졌다. 아마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리너핸: 사람들의 신뢰를 잃으면, 그 다음엔 규제가 나타난다. 금융업계는 지난번 경제위기 이후 대중의 신뢰를 잃어 도드-프랭크 Dodd-Frank 법을 비롯한 엄청난 규제들을 받게 됐다. 현재 금융업계에 대한 규제는 총 12만 5,000건 이상이다. 기술기업 관련 규제는 2만 7,000건 정도다. 규제 환경 악화야말로 IT업계에 잠재된 진짜 리스크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포춘: 패널들이 생각하는 2019년 최대 리스크와 기회는?

원: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최대 리스크는 투자자들의 오판이다. 지금까지 이야기된 장기적 관점에서 보지 않고,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 곧바로 매도에 나설 수 있다. 나는 미국 밖에 큰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너무 높다. 반면 해외 시장의 기업가치는 훨씬 저평가돼 있다. 현 상황에서 잘못될 것을 하나하나 꼽자면, 너무 길어질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만 제대로 하면 된다. 분명 미국보단 해외가 상황이 낫다. 2019년 시장은 이런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심: 상장기업의 사이버보안 리스크도 아주 큰 문제다. 아마 2019년에는 여러 기업이 해킹으로 엄청난 가치 손실을 입을 것이다. 기회 측면에선 현재 경기 사이클 상의 위치와 상관 없이, 포춘 500대 기업이라면 소프트웨어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나의 굳건한 믿음이다. 그래서 기업 활동에 필수적인 장비, 즉 개발자용 툴을 공급하는 회사를 가장 많이 주목하고 있다. 깃허브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다. 애틀래시언 Atlassian, 트윌리오 Twilio, 센드그리드 SendGrid 등도 이 세상의 아마존(기존 강자)들과 맞설 차세대 기업들에 강력한 무기를 제공할 전망이다.

우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채권과 채권 펀드에 2조 달러가 유입됐고, 주식에선 약 2,000억 달러가 유출됐다. 나는 최대 리스크가 주식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리스크 회피가 만연한 상황에서,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현 시장은 거품이 끼어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지금 편안한 마음으로 주식을 보유 중인 사람이더라도, 패시브 지수에 투자했다면 패시브 지수에 ‘가치 함정(value trap)’/*역주: 저평가된 종목이 계속 저평가되는 현상/이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치 함정에 대한 노출이나 공개 시장 혁신에 대한 노출을 대비해 헤지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의 기회? 다들 내가 “파괴적 혁신”을 말할 거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중국을 강조하고 싶다. 중국인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기대하지 않는다. 문화가 다르다. AI 분야에서 이들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너핸: 2019년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는 지정학적 문제일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 안전하지 않다. 격한 발언이 늘어났고, 그 결과 정책적 오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다. 미국의 정부 부채는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소비자 부채와 정부 부채가 역대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대출 서비스 비용은 그리 높지 않다. 금리 상승은 언젠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가치를 관리하는 전문가로서, 나는 저평가 여부로 어떤 주식이 기회인지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사실 저평가된 기업이 아주 드물다. 그래서 처음에는 비즈니스모델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지속적인 압력을 감내할 능력을 갖춘, 아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를 고르는 게 유리하다.

키스: 분명 지금은 장기적 경기 사이클의 후반부에 접어든 상황이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급등까진 아니더라도, 분명 오르기 시작했다. 임금을 둘러싼 인플레이션적 비용이 감지되고 유가도 상승 중이다. 이 모든 요인들 때문에 이익 성장률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09년부터 경기가 계속 사이클의 한쪽 면에만 있다 보니, 사이클이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사람도 있다. 우리의 목표는 경쟁력을 폭넓게 방어할 수 있고, 점점 더 훌륭한 제품과 기술적 트렌드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질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 면에서 인지도가 높고, 경영을 잘 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수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포춘: 모두 감사 드린다.



▲투자자들이 2019년 기대해야 할 3가지와 걱정해야 할 3가지.

기대되는 부분

-기술 업그레이드: ^대기업의 경쟁력은 기술적 변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느냐가 결정한다. 더 큰 기업들에게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보네이지, 피보털 소프트웨어)과 영리하게 기술 기업을 인수하고 있는 대기업(월마트)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깨끗한 생활: ^자사와 다른 사람들의 환경 발자국을 줄이고 있는 기업(클로록스, 자일럼)의 소비자 충성도와 가격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테슬라, 트랜스캐나다)이 저탄소 혹은 무탄소 에너지를 무기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이다.

-중국: 중국시장이 통상갈등과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둔화되고 있지만, 자국 내 IT 대기업들(바이두, 텐센트)의 전망은 밝다.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다른 신흥국 시장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급등할 수 있다.

걱정되는 부분

-인플레이션: 경기호황은 투자자에게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임금 상승 압력과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

-주가 버블: 지난 가을 투매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2를 넘었다.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가격이지만, 현실에는 그에 못 미치는 기업들도 많다.

-정보유출 사태: 2018년의 페이스북 주가 급락은 소비자가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였을 때, 어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지 교훈을 주었다.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는 2019년 한 해 투자자에게 여러 고민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

번역 김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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