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온기가 미치지 못하는 태양계 끝의 얼음 세계인 카이퍼 벨트의 천체 ‘울티마 툴레(Ultima Thule)’는 거대한 눈사람 모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심우주 탐사선 ‘뉴허라이즌스’ 운영팀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뉴허라이즌스호가 전날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에서 진행한 중력도움(flyby) 비행 중 촬영한 울티마 툴레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 사진들에서 울티마 툴레는 눈사람처럼 크고, 작은 두 개의 둥근 천체가 맞닿아 있으며 약 15시간 주기로 자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티마 툴레의 전체 길이는 약 31㎞. 큰 천체의 폭은 19㎞, 작은 천체는 14㎞로 관측됐다. 과학자들은 큰 천체에는 울티마, 작은 천체에는 툴레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천체는 약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 정도의 낮은 속도로 충돌해 맞닿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구름 원반에서 울티마와 툴레가 만들어지고 서로 중력에 의해 서서히 맞닿은 뒤 완전히 붙어 하나의 천체가 됐다는 것이다. 운영팀의 연구 책임자인 앨런 스턴 박사는 “볼링핀은 사라지고 눈사람으로 나타났다”면서 “울티마 툴레는 두 개의 구형(球形)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천체가 맞닿아 탄생한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첫 천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울티마 툴레가 45억년 전 형성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아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의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영팀의 지질 연구관 제프 무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뉴허라이즌스호는 타임머신 같은 것으로 우리를 태양계 탄생 시점으로 데려가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뉴허라이즌스호는 울티마 툴레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얻는 중력도움 비행 중에 약 3,540㎞까지 접근하며 울티마 툴레를 관측한 기록을 축적해 놓고 있어 앞으로 더 자세한 관측 기록들을 전송해 올 예정이다. 이 기록들을 전송받는 데는 약 20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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