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T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7.08%로 40개 펀드테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펀드(-2.06%), 헬스케어(-3.86%), 국내금융펀드(-2.91%)보다 낙폭이 컸다. 1개월뿐 아니라 3개월(-14.74%), 6개월(-13.30%), 1년(-14.13%) 등 중단기 수익률 역시 낙제점을 보였다.
IT펀드는 지난해 3·4분기까지만 해도 1년 수익률이 16.51%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전문가들은 고점 논란이 제기된 FAANG주에 대해서도 차별성을 강조하며 4차 산업혁명 펀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실적 부진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FAANG주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9월 꿈의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던 애플은 중국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10월3일 232.07달러에서 12월27일 146.93달러까지 순식간에 40% 가까이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의 차이나 쇼크가 현실화됐고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은 9.96%나 추락했다.
IT펀드 수익률도 비상이다. IT 쇼크에 증시 폭락까지 겹치며 북미뿐 아니라 일본·국내 등 국내외 IT펀드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고공낙하하고 있다. 소니·소프트뱅크 등을 담은 ‘한국투자일본4차산업혁명증권투자신탁’은 한 달 수익률이 -16.46%로 한 달 만에 -20%에 가까운 처참한 성적표를 냈다. 대표적인 FAANG주를 담은 ‘삼성FANG플러스1.5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4.73%, ‘IBK켄쇼4.0레볼루션증권자투자신탁’은 -10.42%를 기록했다.
더욱 문제는 IT 쇼크를 만회할 모멘텀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국내외 기업 실적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투자 여건이 나아질 만한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발 IT 쇼크는 글로벌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반도체 업계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다음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IT주를 견인할 요인을 단기간에는 찾기 힘들다”며 “IT 바닥을 아직 확인하지 않은 상황이라 IT주나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추이를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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