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시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미국 정부 셧다운(부분폐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선진국 증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면 주요 신흥국 증시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씨티그룹은 올해 글로벌 금융자산 중 아시아 신흥국 주식 펀드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크게 커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두 단계나 상향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간 국내의 베트남 주식형 펀드 설정금액은 124억원, 인도 주식형 펀드는 34억원이 각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 펀드는 385억원, 유럽 펀드 226억원, 일본 펀드 88억원이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이 신흥국 증시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결과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비교적 낮은 환율 변동성으로 신흥국 중 주목 받는 국가로 평가된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분쟁의 여파에도 높은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통화 지수는 13.1% 하락했지만 베트남 동화(VND)는 2.6% 내리는데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며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외환보유고가 635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양호한 거시경제 건전성에 주목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B+’였던 국가 신용등급을 각각 ‘BB’와 ‘Ba1’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인 EVEFTA가 비준되면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베트남 수출국 중 약 2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EVFTA 발효 7년 후에는 대유럽 수출품의 99%가 무관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인도 증시도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완화와 루피화 강세, 유가 하락 등의 호재로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인도는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국가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의 수혜도 기대되는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11월에 발간된 OECD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은 7.3%로,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향후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한 이후 연 7% 내외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 역시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임금 상승과 무역분쟁 여파로 성장이 둔화된 중국을 보완하는 시장으로 인도가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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