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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내년 말 은퇴…소유-경영 분리" 선언

"아들에게 이사회 의장 맡겨 회사 미래 고민"

남은 2년간 램시마SC로 글로벌 직판 구축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나가는 고속도로 놓을 것"

올해 상반기 중국 합작법인 설립·합성의약품 수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오는 2020년 말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 남은 2년간 직접 해외 곳곳을 누비며 직접판매 체제를 구축, 셀트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의지를 표명했다. 서 회장이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선 건 2015년 3월 셀트리온제약 충북 오창공장 준공식 후 약 4년 만이다.

서 회장은 이날 3공장 건설 및 은퇴 이후 승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여부, 대한항공 갑질 등에 대해 속 시원히 털어놨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를 내세워 글로벌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법인 설립, 케미칼(합성의약품)의 수출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1,400조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해 램시마SC부터 해외 직판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해외서 판매를 대행하는) 유통 파트너사의 수수료율이 평균 40%에 달하는 만큼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직접 네덜란드 주재원이라는 직책으로 몇십 개국을 돌며 직판 체제 구축을 준비해왔다”며 “특히 직판 체제 구축은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로 나가는 고속도로를 놓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글로벌 유통망이 국내 제약사에서 개발·생산한 의약품의 해외 진출을 돕는 네트워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이렇게 되면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우리나라의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셀트리온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다면 미련 없이 2020년 말에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계획”이라며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피하주사로 만든 제품이다. 자가주사할 수 있어서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를 신청해 이르면 올해 10~11월께 허가가 예상된다. 램시마SC가 허가받으면 램시마는 류머티즘 관절염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는 TNF-알파 억제제 중 유일하게 정맥주사 제형과 피하주사 제형을 동시에 갖춘 바이오의약품이 된다. 서 회장이 램시마SC 허가에 기대와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치는 이유다. 서 회장은 램시마SC 허가와 시판이 셀트리온을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해외 진출에 따른 생산 능력 확대 필요로 1공장에 5만ℓ를 증설 중이며, 지난해 말 기계적 준공을 완료했다. 증설된 1공장은 생산 설비의 적절성 및 유효성 등을 검증하는 ‘밸리데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생산 공백은 해외 업체와 체결한 8만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메우기로 했다.

서 회장은 “생산 능력 추가 확보를 위해 국내에 3공장 12만ℓ를 신규 건설할 예정”이라며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비용이 저렴한 일부 해외 국가에 24만ℓ 규모의 공장 건설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 주주들이 원한다면 합병할 수 있지만 제 의지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항공 기내 갑질 문제에 대해선 “사람이다 보니 실수할 때가 있다”며 “회사 직원들을 챙기려는 마음에 표현이 아슬아슬했던 듯하다”고 했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 기내에서 승무원에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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