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4조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부양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다소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상장된 19개 코스닥지수 추종 ETF 순자산 총액은 3조7,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1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면서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가 지난해 증시 약세로 주춤하면서 다시 3조원대로 내려 앉은 상태다.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지난 2015년 10월 1일 삼성자산운용이 ‘KODEX 코스닥 150’을 내놓으며 처음 등장했다. 첫 달 순자산은 85억원에 불과했지만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출시와 함께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ETF가 합류하며 2016년 말 7,435억원까지 성장했다.
박스권을 등락하던 코스닥지수가 10년 만에 800선을 돌파하면서 2017년 코스닥 ETF 순자산은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해 3월에는 역대 최대인 4조3,73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추가 상장된 코스닥 추종 ETF도 11개에 달한다.
업계의 관심은 올해 전체 코스닥 ETF 순자산이 다시 4조원을 넘어 안착할 수 있을지다.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인지도도 높아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고점(932.01) 대비 30% 가량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코스닥 ETF 순자산 감소폭은 절반인 14.56%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ETF에 자금이 계속 유입된 덕분에 순자산 규모는 지수가 하락한 만큼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ETF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정부나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부양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앞으로 순자산 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2019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행사에서 “기업이 코스닥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업종별로 차별화된 상장심사 및 관리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모험자본 공급기능을 강조했다.
자산운용사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형운용사 ETF 운용팀장은 “정권마다 정책적 지원들이 맞물려 기대감에 지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기업 체질은 그대로고 정부 정책도 의도한 대로 구현되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운용사 담당자는 “기초 상품보다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자산이 몰려있다”며 “이는 시장이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고 빠질 투기성 자금들일 가능성이 높아 자산 규모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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