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연내 추가 허용하는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증권업까지 포함해 국내 핀테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내 핀테크 선두업체 카카오와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 바람을 일으킬 경우 증권·은행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핵심 자회사 라인플러스는 인수 가능한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네이버가 지분 73.68%를 보유한 일본법인 라인의 100% 한국 자회사다. 모바일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네이버가 위기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증권사 인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가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국내시장에서도 핀테크 사업의 돛을 본격적으로 올릴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라인의 금융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해 일본·싱가포르·대만 등에서 핀테크 영토 확장에 나섰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플랫폼 역할을 하는 모바일메신저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자인 카카오와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018년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증권업계에 진출하면 수수료 인하 경쟁과 증시부진으로 쪼그라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의 판도가 핀테크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핀테크 사업은 서비스의 편의성과 보안이 핵심인데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화이트해커 보안업체 ‘그레이해쉬’를 인수해 사전 준비작업을 마쳤다. 라인으로 제공하는 핀테크 등의 서비스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겠다는 복안이다. /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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