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를 앞둔 중소기업들의 사기와 투자 의욕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인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65%)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26.6%)으로 내리고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까다로운 요건 기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추문갑(사진) 중소기업중앙회 홍보실장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박사학위 논문 ‘사회적 자본이 장수기업 승계프로세스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추 실장은 명문장수기업을 포함한 업력 30년 이상 130개 장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벤처대학원대 박사 논문에서 “승계를 앞둔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세계 최고 수준인 65%의 상속세 최고세율”이라면서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수준 26.6%로 인하해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 가업상속 공제 요건 중 10년간 정규직 근로자수 100%(중견기업 120%) 이상, 10년간 주된 업종 및 상속지분 100% 유지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한국의 가업상속공제 건수는 2011~2015년 한 해 평균 62건인 반면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완화한 독일은 연평균 1만7,645건으로 한국의 280배에 달한다”면서 “다만 가업상속 지원이 부의 대물림으로 비치지 않도록 대상 기업이 기술 혁신과 투자 확대, 고용 증대 등을 약속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지키게 하는 환경 및 방법론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문에서 승계 프로세스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를 ‘핵심가치 공감대’, ‘소통’, ‘네트워크’, ‘장기적 지속성’ 등 4가지로 설정하고 여기에 ‘후계자 어머니의 역할’을 조절 변수로 분석 모형에 넣었다. 분석 결과 경영자와 후계자의 소통이 지나치게 많으면 승계 프로세스 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자와 승계자의 견해와 인식 차이가 큰 것은 물론 후계자는 경영자의 조언을 간섭이나 참견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후계자 어머니가 적당한 조정 및 소통 역할을 하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게 논문의 핵심 요지다. 경영자와 후계자의 소통이 승계 프로세스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추 실장은 “경영자를 남성이라고 가정하고 ‘어머니’라는 표현을 썼는데, 경영자가 여성일 경우엔 그 배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경영자 배우자가 경영자와 후계자 간 소통을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한국 사회 전반의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업력 30년 이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이 63.3세로 높아져 세대교체 필요성이 커졌다”며 “가업승계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높이는 한편 후계자들이 존경받는 CEO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훈련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