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중국계 회사인 W사를 대리해 한국 정보기술(IT )회사인 C사의 주식을 C사의 대주주인 일본회사 K에서 양도받는 거래를 했다. 거래 이후 W사는 C사의 자기주식을 포함해 총 발행주식의 95% 이상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C사가 과거에 상장회사였던 관계로 나머지 5% 미만의 주식들은 수많은 소수 주주들에게 분산되어 있었다. 비상장 회사의 5% 미만의 주식은 현실적으로 회사의 지배 또는 경영 참가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시장성을 상실해 거래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C사의 소수 주주들은 C사의 이전 지배주주인 K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청구했다. 소수 주주와 관련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회사의 주식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지배주주여도 회사에 소수 주주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유형, 무형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예를 들어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정식으로 밟아야 하고 소수 주주가 대표 소송이나 결의취소 소송 등 각종 회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방어해야 한다. 2011년 상법개정을 통해 지배주주가 소수 주주의 주식을 강제로 매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배주주의 매도청구제도는 발행주식 전부를 지배주주 1인이 소유함으로써 회사지배의 효율화 및 저비용화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영국 회사법 상의 ‘스퀴즈아웃(squeeze-out)’ 에서 유래됐다.
상법상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95% 이상을 자기의 계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회사의 소수 주주에게 보유하는 주식의 매도를 청구할 수 있다. 지배주주가 매도청구를 할 때에는 미리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주총회의 소집을 통지할 때에는 지배주주의 주식보유 현황, 매도청구의 목적, 매매가액의 산정근거와 적정성에 관한 공인된 감정인의 평가, 매매가액의 지급보증을 적어야 하고 매도를 청구하는 지배주주는 주주총회에서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지배주주는 매도청구 1개월 전까지 소수 주주는 매매가액의 수령과 동시에 주권을 지배주주에게 교부 해야 한다는 뜻, 교부 하지 않을 경우 매매가액을 수령하거나 지배주주가 매매가액을 공탁한 날에 주권이 무효가 된다는 뜻을 알리고 주주명부에 적힌 주주와 질권자에게 따로 통지를 해야 한다. 지배주주가 매도청구(공고)를 하면 소수 주주는 매도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2개월 이내 지배주주에게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주식거래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양도금액이다. 소수 주주는 최대한 높은 금액을 원할 것이고 반대로 지배주주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수 주주의 주식을 양도받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의 객관적인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비상장회사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C사의 소수 주주들이 제기했던 매수청구에서도 역시 동일한 이슈가 존재했다. 상법은 주식의 매매가액은 소수 주주와 재배주주의 협의로 결정하고 매도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도청구를 받은 소수 주주 또는 매도청구를 한 지배주주는 법원에 매매가액의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주식의 매매가액을 결정할 때에는 회사의 재산상태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공정가액으로 산정해야 한다. 이는 영업양도, 합병 또는 분할에서 반대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매매가액을 결정하는 절차와 유사한 구조다.
지배주주의 매도청구로 지배주주가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지배주주가 매매가액을 소수 주주에게 지급한 때에 주식이 이전된 것으로 본다. 매매가액을 지급할 소수 주주를 알 수 없거나 소수 주주가 수령을 거부할 경우 지배주주는 그 가액을 공탁할 수 있고 공탁한 날에 주식이 지배주주에게 이전된 것으로 본다. 이는 법률 규정에 의한 이전이므로 주권 교부가 필요없다.
당시 C사는 소수 주주를 축출하기 위하여 소수 주주들과의 협상, 스퀴즈아웃, 주식병합을 통한 단주처리 등의 방법을 고려했고 결국 소수 주주들과 협상 및 스퀴즈아웃을 병행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현재 W사는 9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아직 시장에서는 스퀴즈아웃이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회사에 악성 소수 주주들이 존재하고 회사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스퀴즈아웃을 활용해 회사의 주주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 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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