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000270)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고성능 수소차 개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가진 현대차(005380)가 고성능 버전을 통해 수소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차는 경쟁적인 기술개발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으면서 혜택을 보는 실용성에 무게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비어만 사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 맞춰 7일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소 고성능차는 시간의 문제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수소 고성능차를 만들겠는가”라며 “우리가 가장 앞선 회사고 수소를 베이스로 한 고성능차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차도 재미없는 드라이빙을 하면 안 된다”며 “우리의 친환경차들도 핸들링이 좋은 ‘펀투드라이브(Fun to drive)’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BMW의 고성능차 전문회사 ‘M’의 연구소장을 지낸 비어만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성공적인 출시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랐다. 고성능 수소전기차의 개발 의지를 밝힌 것도 이 같은 성과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N 브랜드의 기본적인 목표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우리의 자신감을 잘 표현해줬고 성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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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비어만 사장은 “자율주행 선두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몇 년’ 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일부 회사가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 파일럿 차량을 몇 대 만드는데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한다’는 프로파간다 식 발표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발해 고객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우수한 연구개발(R&D) 역량도 높이 샀다. 친정인 BMW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 그는 “독일과 비교해서 경쟁심과 잘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이런 욕구가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만족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내연기관차의 시장 주도권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전기차(EV)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개발하는 것과 내연기관이 수명을 다한다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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