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한중일 로봇 삼국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특히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스타트업 기업들의 활약에 한국을 압도하며 국내 산업계를 긴장시켰다. 인공지능(AI), 5G와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분야로 꼽히는 로봇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산업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폐막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로봇·스타트업 전시관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CES에 나온 로봇만도 100여개사의 1,000여종에 이른다. AI 기술 진화와 맞물려 ‘로봇 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삼성봇)·LG전자(LG 클로이)를 비롯해 올해 처음 CES에 출전한 네이버도 브레인리스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과 일본의 바람은 더 거셌다. 스타트업 기업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로봇 굴기’는 AI와 5G를 기반으로 로봇 시장에 뛰어든 한국 기업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미 저가로봇 시장은 중국의 독무대다. 부엉이 모양인 중국 링테크놀로지의 ‘루카’는 동화 읽어주는 로봇으로 지난해 중국에서 100만대가 넘게 팔렸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팔(iPal)’은 서빙을 대신한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 업체 니덱과 야마하모터 등이 AI를 기반으로 로봇 산업 트렌드를 이끌었다.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는 감성을 자극했다. 가전업계의 한 임원은 “로봇 시장이 오는 2020년 1,880억달러(약 211조원)로 성장해 헬스케어·물류·청소 등에서 시장 선점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도 LG전자가 물류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했으며 네이버는 로봇팔 ‘앰비덱스’를 선보이는 등 기술력을 뽐냈다. 다만 이번 CES에 로봇을 주제로 등록한 기업이 중국은 76개에 달하고 일본은 8개인 반면 한국은 단 2곳에 그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박효정·구경우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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